시진핑 '장기집권 무대'로
"시진핑 핵심지위 결연히 수호"
돌아온 왕치산 주석단 참여
[ 베이징=강동균 기자 ]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법률적 토대를 마련하는 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사진)가 이날 발표한 정부 업무보고는 시 주석을 찬양하는 ‘시비어천가’로 가득했다. 리 총리는 국영 CCTV 등으로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 업무보고에서 ‘시진핑 핵심’과 ‘시진핑 사상’을 각각 여섯 차례, 다섯 차례 언급했다. 업무보고 첫머리부터 “극도로 복잡한 국내외 정세 아래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전국 여러 민족 인민을 단합·인솔하고 분발·정진해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극찬하며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섰다.
이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없애는 개헌을 의식한 듯 “시진핑 총서기의 핵심적 지위를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며 “헌법에 의한 정치 시행, 법에 의한 정무 수행을 전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개헌안 심의 건의서에서 “헌법이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 폐지를 골자로 한 규정을 채택하는 것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와 통일된 영도를 수호하는 데 유리하다”며 개헌의 당위성을 부각시켰다.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王岐山) 전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작년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나이제한 때문에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물러났지만 이날 개막식에 최고위 지도층인 주석단 일원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왕 전 서기는 시 주석, 리 총리,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과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이번 전인대를 통해 국가부주석에 오른 뒤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인대가 열린 인민대회당 앞 광장은 이른 새벽부터 각국 취재진 1000여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인민대회당 주변은 무장경찰 등의 삼엄한 경계 속에 얼굴인식 장치를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지난 1일부터 전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모든 기차는 최소 두 차례의 안전 검사를 거치도록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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