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미국 공연 보여줘"
말하면 TV가 검색해 틀어줘
최적 화질 구현 알고리즘도
가격은 최대 33% 인하
55인치 300만원대로 '뚝'
OLED TV 대중화 '박차'
[ 고재연 기자 ]
“방탄소년단 미국 공연 영상 보여줘.” 시청자가 매직 리모컨을 켜고 이렇게 말하자 TV가 유튜브에서 관련 동영상을 검색해 틀어준다. “영상을 보니 미국 생각이 나네. 2016년도 미국 여행 사진 보여줘.” TV는 구글 포토에 저장돼 있던 사진 중 2016년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찍은 사진을 골라 화면에 띄워준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TV가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5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서 ‘2018년 LG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독자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딥씽큐를 적용한 ‘LG OLED TV AI 씽큐’를 선보였다. OLED TV에 AI 기능을 추가해 기능은 한 단계 높였지만 가격대는 최대 33%까지 낮췄다. OLED TV 대중화를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AI로 최적의 화질 찾는다
OLED TV는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끄고 켤 수 있다. 기존 LCD TV와 비교해 자연 그대로의 색감은 물론 선명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여기에 최적의 화질을 찾아주는 AI 화질엔진 ‘알파9’을 장착해 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알파9은 입력 영상을 분석해 네 단계에 걸쳐 노이즈를 제거한다. 사물과 배경을 분리한 뒤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조정하기도 한다. 사물은 선명해지고, 배경에는 원근감이 더해져 더욱 입체적인 영상이 완성된다. 일반 TV 대비 7배 정교해진 색상 좌표로 더 정확한 색상 구현도 가능하다.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면 맞춤 검색부터 TV 조정, 영상·사운드 모드 변경이 가능하다. 기존의 TV에서는 리모컨으로 ‘외부 입력’ 버튼을 누르고 연결된 게임기기를 찾아 선택한 뒤 게임을 실행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AI TV를 통해서는 말 한마디로 모든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 “구글에서 LG 트윈스 경기 일정 알려줘”와 같은 질문에 검색해 답을 알려준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올 하반기에는 ‘배고파’라고 말하면 ‘어떤 음식을 시켜드릴까요?’라고 답하는 AI 서비스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떨어지는 OLED TV 가격
제품 품질은 높아졌지만 가격은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O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2013년 55인치를 기준으로 1500만원이던 OLED TV 가격은 올해 5분의 1 수준인 300만원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LG전자가 올해 국내에서 출시하는 OLED TV 가격은 55인치가 300만~360만원, 65인치가 520만~1100만원, 77인치가 1700만~2400만원이다. 작년 출고가 기준으로 19~33% 가격을 낮췄다. 대형 TV를 선호하는 시장 수요에 발맞춰 초대형 77인치 OLED TV 가격도 1000만원대로 낮췄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CD TV와의 가격 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나노셀 화질의 LCD TV인 ‘LG 슈퍼 울트라 HD TV’ 55인치와 같은 크기 OLED TV의 가격 차이는 40만원으로 좁혀졌다. 권 사장은 “OLED TV 대중화, 대형화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프리미엄 TV는 OLED’라는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AI로 한 차원 더 높아진 OLED TV로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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