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하나금융지주, 코코본드 수요확보 ‘성공’

입력 2018-03-06 10:36  

2000억원 모집에 2580억원 매수주문
발행금액 2420억원으로 늘리기로



≪이 기사는 03월05일(18: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형태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투자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가 2000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벌인 수요예측(사전청약)에 258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5년 뒤 조기상환이 가능한 채권(하나금융지주3-1) 1700억원어치에는 2030억원, 10년 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채권(하나금융지주3-2) 300억원어치에는 550억원이 들어왔다. 한국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코코본드는 발행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투자원금이 모두 상각된다는 조건이 붙은 채권이다. 회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이자 지급이 중단된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주로 금융회사들이 자본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발행한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만기가 없는 영구채 형태다. 다만 이 회사가 5년 혹은 10년 뒤부터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이 붙어있다. 이자 지급 중단과 원금 상각 가능성이 있고 발행회사가 청산하거나 회생절차를 밟을 경우 일반 회사채와 후순위채 투자자들보다 원리금을 돌려받을 우선순위가 뒤에 있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하나금융지주의 코코본드 신용등급을 일반 회사채(AAA)보다 세 단계 낮은 ‘AA-’로 평가하고 있다.

대신 높은 금리가 매력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지주가 투자자들한테 제시한 이 코코본드의 희망금리 범위는 ‘하나금융지주3-1’이 연 3.935~4.335%로 5년 만기 국고채(연 2.535%)보다 1.4~1.8%포인트 높다. ‘하나금융지주3-2’의 희망금리 범위는 10년 만기 국고채(연 2.725%) 대비 1.6~2.0%포인트 높은 연 4.325~4.725%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성공적인 수요예측에 힘입어 채권 발행금액을 242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3-1은 1920억원으로, 3-2은 500억원으로 증액한다. 채권 발행금리는 3-1은 연 4.235%, 3-2는 연 4.675%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코본드 발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14.97%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5.1%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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