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문재인 대통령 연수원 동기' 박시환 사외이사로 추천

입력 2018-03-06 18:48  

새 사외이사 후보 5명 내정… 23일 주총서 선임

박시환, 청와대서 신임 받은 인물
나머지는 금융당국 몸담아… 정부 눈치보기 인사 논란

사내이사는 김정태 1인만



[ 윤희은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새 사외이사 후보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 및 금융당국 출신 인사를 대거 내정했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시달려온 하나금융이 ‘코드 인사’로 당국의 비위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하나금융은 6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 5명을 정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된다.

후보 중에는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인 박시환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가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대법관 출신으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박 교수는 지난해 8월 유력한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고사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박 교수는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대법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청와대의 신임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나금융이 박 교수 영입을 통해 정부 및 금융당국과의 ‘거리 좁히기’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4명 전원이 금융당국과 관련 기관에 몸담은 이력이 있어서다.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 회장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2010년부터 3년간 금융감독원 규제심사위원장을 지냈다. 역시 한국은행 출신인 양동훈 한국회계학회장은 금감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역할을 했던 경력이 있다.


김홍진 한국남부발전 사외이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을 지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금융위 금융발전심의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심의위원 등을 맡고 있다.

기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윤종남·송기진·양원근·김인배 등 4명은 임기가 만료돼 물러난다. 이 중 김인배 사외이사는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이에 따라 기존 사외이사 중에선 윤성복·박원구·차은영 사외이사만 남게 됐다.

하나금융은 이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으로 이뤄진 사내이사 구성원을 김 회장 한 명으로 줄이는 내용의 사내이사 변경안을 확정했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사내이사 1인 체제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금융권 평가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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