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 몸값 3조 넘을 수도
AI와 IoT 기술 결합해 신사업 모델 찾기 위한 포석
CVC캐피털과 2파전
[ 정영효/유창재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6일 오후 10시40분
SK텔레콤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보안전문기업 ADT캡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호주 맥쿼리그룹의 인프라 투자회사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MIRA)과 컨소시엄을 이뤄 ADT캡스 매각자문사인 모건스탠리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non-binding) 제안서를 제출했다. 2014년 미국 보안회사 타이코로부터 ADT캡스를 인수한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매각 작업을 해왔다. 매각 대상은 칼라일이 보유한 지분 100%다.
지난달 19일 시행한 본입찰에는 영국계 PEF 운용사인 CVC캐피털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인수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K텔레콤-맥쿼리 컨소시엄이 뒤늦게 뛰어들면서 인수전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두 컨소시엄 간 경쟁으로 ADT캡스 매각가는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이 에스원에 이어 국내 2위 보안회사인 ADT캡스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건 이동통신사업과 보안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그룹 내 M&A 전문가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임무를 맡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보안 사업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보안사업과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에스원(점유율 50%), ADT캡스(30%), KT텔레캅(15%) 등 3개 회사가 국내 시장의 95%를 과점하고 있는 보안시장의 ‘빅3’ 구도를 깨뜨리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SK텔레콤이 ADT캡스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SK는 2014년 중소 보안업체 네오에스네트웍스(NSOK)를 인수했지만 4년이 지나도록 NSOK의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국내 보안시장이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란 평가다. 2021년까지는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ADT캡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늘고 있어 CVC 같은 사모펀드(PEF)가 인수하면 3~4년 뒤에는 더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한다는 판단이 SK텔레콤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이 IoT 서비스 플랫폼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ADT캡스와 연계하면 과거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AI가 ADT캡스 가입 가구에서 나오는 이상징후를 미리 파악해 사전에 대응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IoT와 융합하는 차세대 보안사업을 ‘시큐리티 4.0’으로 규정하고 사업 강화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차세대보안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ADT캡스에 대한 추가 실사를 하고 있다. 다음주 실사를 마무리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최종 제안서를 매각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ADT캡스 인수 가격을 3조원이라고 가정하면 SK텔레콤이 지출할 돈은 약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수가격의 60%인 약 1조80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약 1조2000억원의 절반은 맥쿼리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칼라일은 두 인수 후보 측이 제시하는 인수가격 등을 비교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CVC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초 CVC 컨소시엄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캐나다의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확정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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