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해상교역을 차단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북제재를 발표한 이후 북한이 물자난으로 심각한 물가오름세(인플레이션)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공개됐다.
미국의소리방송(VOA)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찾는 장마당에서 돼지고기 볶음 한 접시가 1만3000원으로 일반 노동자들의 월급 4배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청진 장마당에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소고기 볶음은 1만7000원, 낚지볶음은 1만5000원, 통명태찜은 1만원이었다.
장마당 불고기의 가격은 더 비싸다. 돼지불고기는 3만원, 오리불고기는 3만5000원, 그리고 양불고기는 4만원으로 전해졌다.북한 노동자의 월급이 300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이 매체는 휘발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평양 시내 연유판매소(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kg당 600원선이었다. 그런데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따라 중국이 기름 공급을 줄이면서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올랐다.
북한 내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7일 중국 돈 1 위안은 북한 돈 1천250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올 2월에는 1천300원으로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환율이 이렇게 오른 것은 대북제재로 인한 물자난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에도 해상교역 제재를 발표하면서 "이 제재가 효과가 없다면 우리는 제2단계로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한 나라에 대한 전례 없는 가장 무거운 제재이며 긍정적인 결과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포기하도록 최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으로 사용되고 군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입품과 연료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경제는 ‘석탄으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석탄이 북한 총수출의 40%,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런데 중국은 지난해 2월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조지아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북한 정권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물가오름세를 비롯한 경제난이 한층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방북한 대북 특사단이 남북정상회담 합의와 비핵화 용의 표시 등 기대이상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경제적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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