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유로 의심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가 300억원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
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다스가 2002년부터 2007년 초까지 김성우 당시 사장 등 경영진의 조직적 관여 아래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300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든 것으로 파악했다. 다스 경리직원 조모 씨가 개인적으로 빼돌린 것으로 확인된 120억원과는 별개로 조성된 비자금이다.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은 지난달 19일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스가 조 씨의 개인 횡령금 외에도 별도로 회사 차원에서 조성한 비자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당시 추가 비자금의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조 씨가 김 전 사장 등 경영진의 지시를 받아 회사 차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일에 관여하면서 자신도 이에 편승해 별도의 횡령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또 다스가 조성한 300억원대 비자금이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역할을 맡았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주도로 관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김 전 사장, 권승호 전 전무로부터 다스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내용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받았다. 이 전 국장도 지난달 15일 구속을 계기로 다스 비자금 운용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영포빌딩 지하 다스 비밀 창고 등지에서 확보한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 리스트에서도 다스 비자금의 용처를 밝힐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스 비자금이 도곡동 땅 매각 대금 등 이 국장이 관리하던 이 전 대통령의 다른 차명 재산과 섞여 관리되면서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 급여, 외곽조직이던 안국포럼 유지비 등으로도 일부 지출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했다.
이 국장의 구속영장과 공소장에 다스를 이 전 대통령 소유 회사로 공식 규정한 검찰은 내주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면서 다스의 조직적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횡령 혐의도 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큰형 이상은 씨의 소유라는 입장을 보이는 등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과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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