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가상화폐 광풍의 승자]③ 지배구조 확 바뀐 코인원, 위기 속 옐로모바일의 ‘구원투수’로 거듭날까

입력 2018-03-08 11:13  

데일리금융 '알짜'에서 옐로모바일 '자금줄'로 변천
코인원 중심의 블록체인 사업 확대 … 옐로모바일 턴어라운드의 핵심



≪이 기사는 02월19일(11: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3년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 ‘마운트곡스’의 해킹사건은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 역사에서 가장 큰 해프닝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이 거래소가 보유한 약 4800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도난당했고, 이는 가상화폐 가격의 전례 없는 대폭락으로 이어졌다. 안전성을 담보하지 않은 가상화폐 거래소가 지닌 위험성이 세계 곳곳에 알려진 계기였다.

국내 3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등장은 마운트곡스 해킹이 계기가 됐다. 화이트해커 출신의 차명훈 대표와 그의 포항공대 동문들은 완벽한 보안체계를 갖춘 거래소를 외치며 2014년 2월 회사를 설립했다. 같은해 같은달 마운트곡스는 파산했다.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한 코인원은 창업 4년 째인 현재 투자업계에서 15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지배구조 변화도 잦았다. 최근 코인원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옐로모바일의 손자회사가 됐다.

◆두 번의 M&A로 바뀐 지배구조

현재 상황에서 코인원은 다른 거래소에 비해 지배구조가 단순한 편이다. 옐로모바일이 데일리금융그룹의 최대주주고, 데일리금융그룹은 코인원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옐로모바일-데일리금융그룹-코인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코인원은 지금까지 지배구조를 갖기까지 두 번의 M&A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2014년 창업초기 당시 코인원에 베팅한 곳은 카카오의 벤처캐피털(VC)인 케이큐브벤처스다. 코인원은 당시 약 3000주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고 케이큐브벤처스가 약 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2015년 코인원은 현재 데일리금융그룹(옛 옐로금융그룹)에 15억원에 M&A된다.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데일리금융그룹은 코인원 지분 100%를 확보하고, 차 대표 등 기존 주주들이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일부를 소유하는 형태다. 당시 케이큐브벤처스도 투자금을 전액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지배구조는 지난해 8월 옐로모바일이 데일리금융그룹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옐로모바일은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2%를 1137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VC 포메이션8의 큰 그림

두 차례 M&A로 지배구조는 간결해졌지만, 그 의도를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데일리금융그룹과 옐로모바일의 투자자였던 미국 벤처캐피털(VC) 포메이션8이 그린 그림 중 일부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포메이션8은 자신들이 보유한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2%를 옐로모바일에 매각했다. 옐로모바일 역시 포메이션8이 지분 10%를 보유한 대주주다. 두 회사는 모두 창업초기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관여돼 있었다는 점, 포메이션8에게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상혁 대표는 데일리금융그룹 창업멤버다. 데일리금융이 초창기 옐로금융그룹이라는 이름을 썼던 점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후 이상혁 대표는 데일리금융의 지분을 처분했고 두 회사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옐로모바일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고, 데일리금융은 지속적인 M&A로 사세를 확장했다.

문제는 옐로모바일의 기업공개가 현실의 벽이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실적은 악화됐고, 코스닥 시장 문턱을 넘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들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포메이션8은 옐로모바일이 데일리금융그룹을 인수할 경우 데일리금융에 대한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옐로모바일은 데일리금융의 알짜자산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같은 그림을 그리고 두 회사의 M&A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 IPO를 위한 ‘조커’

무엇보다 이 그림의 핵심은 ‘코인원’이다. 데일리금융그룹의 코인원은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량 폭증으로 하루 평균 수수료 매출만 10억~20억원을 기록했다. 월평균 적게는 300억원 많게는 600억원까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매출이 수수료 수익이라 대부분이 영업이익으로 잡히는 점에서 코인원은 그룹의 든든한 자금루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옐로모바일은 데일리금융그룹 인수 뒤 전방위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인원의 안정적인 자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사 아이지스시스템과 모다를 각각 206억원, 750억원에 인수했다. 두 회사모두 가상화폐 거래 및 블록체인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다. 여기에 데일리금융그룹 소속인 블록체인 스타트업 더루프도 있다. 지난해 코인공개(ICO)로 글로벌자금 250억원을 끌어모은 알짜회사다. 블록체인 개발에서 거래까지 관련 분야의 모든 포트폴리오를 확대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같은 그림이 블록체인 사업으로 옐로모바일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기업가치를 올려 IPO나 M&A로 가기 위한 몸집 키우기로 해석하고 있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의 지배구조는 단순하지만, 데일리금융과 옐로모바일로 이어지는 계열사간 지배구조는 매우 복잡하다”며 “코인원은 옐로모바일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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