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주식 투자 백전백패… 바보야, 답은 '인내심'이야

입력 2018-03-08 17:12  

흔들리지 않는 돈의 법칙

토니 로빈스 지음 / 박슬라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 340쪽 │ 1만6000원



[ 최종석 기자 ]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일 저녁, 유권자들은 이제껏 모든 설문조사에 앞선 지지율을 달리던 힐러리 클린턴이 승리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되자 상황이 역전됐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순식간에 올라갔다. 다음날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던 주식 투자자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투매했다. 증시는 격렬하게 반응했고 다우지수는 9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또 다른 날이 밝자 증시는 반대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이란 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평가하면서 다우지수는 316포인트 상승했다. 그 뒤로 수주일 동안 주가는 최고가 행진을 거듭하며 ‘트럼프 랠리’를 이어갔다.

이때의 일은 개인투자자가 시장의 호들갑에 등 떠밀려 주가가 올랐을 때 매입하고, 두려움에 황급히 팔아 돈을 잃는 전형적인 예다. 투자의 대가들은 불황에서든 호황에서든 흔들림 없이 돈을 불려 부자가 된다. 하지만 대다수 평범한 사람은 오를 때 투자에 뛰어들고 조금만 떨어지면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빠져나와 큰 기회를 잃곤 한다.

변화심리학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인생코치’로 유명한 토니 로빈스는 《흔들리지 않는 돈의 법칙》에서 부자들이 어떻게 머니게임에서 승리하는가를 분석하고, 일반인이 그들처럼 부를 쌓을 수 있는 투자법을 소개한다. 그는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반드시 미래를 예측할 필요가 없다”며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한동안 상승세였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조정기를 맞았다. 전망도 밝지 않다. 저자는 조정장과 약세장은 신기할 정도로 정기적으로 발생하며 결코 지속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증시는 매년 최고가에서 10% 하락하는 조정장을 경험했다.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은 3~5년마다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이어왔다. 약세장은 강세장이 되고, 비관주의는 낙관주의로 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증시가 자유낙하했지만 최저점 이후 1년 만에 69.5% 상승했다. 저자는 “시장의 장기적 패턴을 이해하면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시장 변동성에 맞서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첫 번째 방법은 자산 배분이다. 너무 잘 알려진 원칙이지만 많은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하지 못한다. 여러 종목에 주식을 분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채권, 펀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다양한 주식을 담은 인덱스펀드를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활용하라고 권한다. 한 국가에만 갇혀 있지 말고 다양한 시장, 통화에 분산하는 것도 필요하다.

저자는 이 단기적인 탐욕과 도박, 일확천금을 노리는 심리를 잠재우고, 인내심 강한 장기투자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매일같이 주가를 확인하거나 펀드 가격을 보는 것은 도박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면 잘나가는 종목에 올인하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니게 된다. 포트폴리오 구성이 목표와 일치한다면 투자 자산이 가치를 입증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저자는 단기 매매의 유혹에 휩쓸리지 말라며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한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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