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라 기자 ] 샌드위치 전문점이 국내에 등장한 건 1991년이다. 써브웨이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1호점을 냈다. 외식산업이 성장한 1990년대와 2000년대 샌드위치 전문점은 햄버거에 밀려 인기를 끌지 못했다. 웰빙, 간편식 등의 개념보다는 양 많고 푸짐한 외식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홀대받던 샌드위치는 최근 빛을 보고 있다. 창업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햄버거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이며, 카페만큼 수익성이 좋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 수제 샌드위치 카페가 소비자와 창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지난해 300호점을 돌파했다. 단계별로 취향껏 재료를 골라먹는 재미를 살린 수제 샌드위치라는 점, 건강을 중시하는 브랜드라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국내 간편식 문화는 햄버거가 주도했지만 2~3년 전부터는 서서히 샌드위치로 넘어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써브웨이는 현대인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나만의 상품, 아날로그처럼 느리지만 체험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브랜드 샌드리아의 선전도 돋보인다. 샌드리아는 단계별 주문 방식으로 수제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골라 먹는 재미를 더했다. 첫 단계로 빵 5종 중 하나를 고르면, 두 번째 단계에서 15가지 속재료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 마지막으로 커피 및 기타 음료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주문하면 된다. 이를 오븐에 넣어서 1분30초에서 3분간 돌린 뒤 신선한 채소와 각종 소스를 얹어 내놓는 방식이다. 75가지의 샌드위치 제조가 가능하다. 샌드위치 단품이 3900~4300원, 커피는 1500원, 모닝세트는 3500원에 판매해 직장인에게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샌드위치는 원래 여성 고객이 50% 정도 차지하지만 20대와 30대 남성 고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비용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점주가 아르바이트 한 명과 함께 운영할 수 있어 최저임금 상승의 부담도 작은 편이다. 국내 브랜드 바빈스커피도 수제 샌드위치 10종을 선보이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1, 2인 가구가 해마다 늘고,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건강한 간편식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유통채널의 확산과 함께 가정간편식(HMR)이 늘면서 외식 창업시장을 위협하고 있지만, 골목상권 간편식 점포들은 ‘건강’을 내세워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신선도를 잘 유지해야 하는 업종인 만큼 재고 관리 등이 허술하면 버리는 재료가 많아지고, 그 결과 원가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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