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연수 기자 ]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소환불응에 검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광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게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두 차례 통보했다. 전 전 대통령은 건강 등의 이유로 모두 불응했다. 검찰은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의 일부 내용이 허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소환에 불응하면서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는 주장이 담긴 진술서를 제출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진압 과정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목격담을 남긴 고(故) 조비오 신부가 허위 주장을 펼쳤다며 ‘가면을 쓴 사탄, 성직자가 아니다’고 회고록에서 비난했다. 이에 유가족과 5·18단체는 지난해 4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소환 통보를 다시 할지 고민 중이다. 세 차례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군사반란 등의 중대 혐의로 소환을 통보할 때와는 사안의 중요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출판·사상의 자유에 대한 침해 아니냐는 시선도 부담이다. 14일 소환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을 줄줄이 불러들이는 꼴이라 시기적으로도 미묘하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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