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에 불과…과금 유도
피로감 느낀 유저들 이탈
듀랑고·검은사막 등 신작
확률형 아이템 의존 낮추고
캐릭터 치장 등 유료 판매
매출 상위권 오르며 인기
[ 유하늘 기자 ]
뽑기 아이템(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와 지난달 나온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대표적이다. 뽑기 아이템을 여러 번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 오던 국내 게임업계의 수익모델에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펄어비스가 지난달 28일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2주가량 지난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인기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을 3위로 밀어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인기 게임에서 좋은 장비를 얻으려면 많은 돈을 들여 뽑기 아이템을 대량 구매해야 했다. 반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캐릭터 성장에 도움을 주거나 외형을 꾸미는 데 필요한 패키지 상품이 주력이다. 뽑기 아이템을 팔긴 하지만 유료 캐시가 아닌 게임 내 재화(고대 금주화)로만 살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게임보다 과금 부담이 적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이처럼 과금 부담을 줄였지만 적지 않은 매출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하루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작 효과와 공휴일이 겹친 덕분에 지난 1일 하루에만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게임 출시 전 일각에서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뽑기 아이템을 줄여 매출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내고 있다.
넥슨의 듀랑고 역시 부담 없는 과금 시스템을 내세워 시장에 안착한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 1월 출시된 이 게임은 출시 2주 만에 520만 개의 캐릭터가 생성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뽑기 아이템을 완전히 없애고 작업 시간을 줄여주는 아이템이나 캐릭터 의상을 주력으로 팔고 있다. 하지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최고 4위까지 오르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뽑기 아이템이 지난 수년간 국내 게임사들의 핵심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게임의 흥행은 이례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매출 상위권에 오른 게임은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나올 확률을 굉장히 낮게 설정해놓고 여러 번 뽑기를 유도하는 방식을 썼다. 대부분은 큰 쓸모없는 잡동사니가 나오기 때문에 ‘대박’을 건지려면 뭉칫돈을 써야 한다.
이렇게 하면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낼 수 있지만 소수의 고액 과금 이용자를 제외한 나머지 이용자는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기 어려워 게임 수명이 짧았다. 뽑기 아이템에 많은 돈을 쓴 이용자와 그렇지 않은 이용자의 격차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치권에선 뽑기 아이템 규제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뽑기 아이템 없이도 성과를 내는 게임이 나오면서 이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가 자리 잡는다면 ‘사행성 아이템으로 돈을 번다’고 비판받던 게임사들의 이미지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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