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풀이
鷄 닭 계
肋 갈비 륵
계륵(鷄肋)은 누구나 아는 고사성어다. 말 그대로 닭(鷄)의 갈비(肋)니,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왠지 좀 아까운 거다.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그렇다고 팽개치기는 아까운 거다.
중국 후한시대가 저물어 가고 삼국시대에 접어들 무렵, 한중(漢中)은 위나라 조조와 촉나라 유비의 각축장이었다. 토지가 비옥하고 생산물이 풍부해 향후 ‘땅 싸움’을 가늠할 전략적 요충지였다. 유비가 한중을 공략해 조조가 아끼던 장수 하후연을 죽이고 성을 차지했다. 격노한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한중 수복작전에 나섰다. 한데 유비 측 방어는 철벽이었다. 식량은 줄어가고, 병사를 마냥 한중에만 배치할 수도 없고…. 조조의 고민은 깊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조조의 저녁으로 닭국이 올라왔다. 조조는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기는 아까운 닭 갈비가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그때 하후연의 형 하후돈이 암호를 물으러 왔다. “계륵으로 하게.” 조조가 툭 던졌다. 군의 행정 실무를 보던 양수(楊修)가 그 말을 전해듣고 조조의 속마음을 알아챘다. “조만간 한중에서 철수할 터이니 미리 짐들을 챙겨놔라.” 병사들이 그 까닭을 물었다. “닭 갈비는 먹을 게 없지만 버리기도 아깝다. 주군께서는 돌아가기로 결심하신 것이다.” 조조는 자신의 심중을 귀신처럼 꿴 양수를 ‘군심 교란죄’로 처형하고 태연히 철수했다. 《후한서》 ‘양수전’에 나오는 얘기다.
계륵은 몸이 마르고 허약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죽림칠현(竹林七賢) 중 한 명인 유영(劉怜)이 술에 취해 시비를 걸었다. 화가 난 상대가 주먹을 휘두르자 유영이 천연덕스레 말했다. “워낙 닭 갈비처럼 연약한 몸이라 당신 주먹을 받아낼지 모르겠소.” 맥이 빠진 상대는 그만 웃고 말았다. 진서(晉書)에 전해오는 얘기다. ‘그의 제안은 계륵이야’ 등으로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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