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음성, 텍스트가 아니라 시각이 최우선입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갤럭시S9이 최적의 모바일이 될 것입니다.”(고동진 삼성전자 IM사업부문장·사장)
“영상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개인화로 고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내놓겠습니다.”(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국내 대표 스마트폰 사업부 수장들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말 개최한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카메라를 중심으로 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일 나란히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9과 LG전자의 LG V30S 시리즈에는 이 같은 기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들 제품은 카메라 기술과 AI, 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한 새로운 기능을 통해 시각적인 재미에 중점을 둔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날아가는 나비 날갯짓도 잡는 S9 카메라
갤럭시S9은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전작인 갤럭시S8 대비 큰 차이점이 없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슈퍼 슬로 모션, AR 이모지(이모티콘) 등 시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기능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1초에 960장을 촬영한 뒤 0.2초 분량을 6초로 늘려 보여주는 ‘슈퍼 슬로 모션’이다. 이 기능은 작년에 소니가 먼저 선보였는데 삼성은 차별점으로 피사체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슬로 모션 영상으로 촬영하는 ‘모션 디텍트’ 기능을 꼽고 있다. 갓난아기가 갑자기 활짝 웃는 순간이나 꽃잎에 앉은 나비가 날아가는 장면 등도 놓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갤럭시S9에는 애플 아이폰X의 ‘브이모지’와 비슷한 ‘AR 이모지(이모티콘)’가 도입됐다. 애플과 다른 특징은 셀카를 딱 한 장만 찍으면 5~10초도 안 돼 3차원(3D) 이모지가 바로 완성된다는 점이다. 이모지를 설정한 뒤 셀카 동영상을 찍으면 내 표정과 몸동작을 3D 아바타가 그대로 따라 한다. 능글맞은 표정으로 “이따 술 한잔 할까?”라고 말하면 AR 이모지가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뻥긋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모지를 18종의 감정을 표현한 스티커로도 만들어준다. 이 스티커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라인 등 모든 메신저에서 메시지를 보낼 때 불러와 첨부할 수 있다. S9에는 AI 기능을 개선한 ‘빅스비 비전’도 들어갔다. 34종의 언어를 알아서 인식하고 번역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S9 공개행사 당일 바르셀로나에서 연 간담회에서 “카메라 기술과 AI, AR 등을 접목한 새로운 기능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슈퍼 슬로 모션, 초저조도 카메라, AR 이모지 등을 앞세워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촬영 모드 추천해주는 ‘똑똑한 카메라’ 넣은 씽큐
LG전자의 올해 첫 신제품 LG V30S 씽큐 시리즈는 역대 최고급 사양을 채택한 제품이다. 하지만 씽큐 브랜드가 붙은 데서 보듯이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AI에 있다.
V30S 씽큐는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V30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AI 기능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차별점이다. 황정환 부사장은 “사용자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에 AI 기술을 접목해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로 사물을 비췄을 때 자동으로 피사체를 분석해주는 ‘AI 카메라’가 대표 기능 중 하나다. 인물, 음식, 애완동물, 풍경, 일출, 일몰 등의 유형에 따라 사진이 가장 잘 나올 만한 촬영모드를 추천해준다. 네이버쇼핑과 손잡고 선보인 ‘Q렌즈’ 기능은 사진을 찍으면 해당 상품 정보는 물론 어디서 싸게 살 수 있는지까지 알려준다.
전화, 메시지, 카메라, 날씨 등 자주 쓰는 기능을 스마트폰을 열지 않고 목소리로 바로 실행하는 ‘Q보이스’도 새롭게 적용했다. 예컨대 “하이 LG, 방금 온 문자 읽어줘”라고 말하면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문자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기존 V30 색상에 녹색과 회색을 더해 매력적인 색감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 MWC에서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보급형 스마트폰인 2018년형 K시리즈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형 K10은 카메라 촬영 때 초점을 맞추는 속도가 한결 빨라졌고, 신형 K8은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이 잘 찍히도록 저조도 촬영 기능을 개선했다. 삼성전자가 올 1월 출시한 보급형 단말기 갤럭시A8도 전면 듀얼카메라를 채택하면서 카메라에 힘을 줬다. 중저가폰에서도 카메라 성능 경쟁을 펼치는 것은 외모에 관심이 많고 셀카 촬영을 즐기는 10대 셀피족의 마음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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