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사학 스캔들' 문서조작 대국민 사과… "책임 통감"

입력 2018-03-12 20:59   수정 2018-06-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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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지 매각 관련 문서에서 '특혜' 시사 문구 삭제
재무성에 책임 떠넘겨



[ 김동욱 기자 ] ‘사학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아베 총리 부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던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으로 매각한 의혹과 관련, 일본 재무성이 관련 문서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12일 아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서조작 등으로) 행정 전체에 신뢰가 흔들린 데 대해 행정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은 80여 쪽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총 14건의 문서조작이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문서에는 국유지 매각 협상 경위와 계약 내용 등이 적혀 있었는데 ‘본건의 특수성’ ‘특례적인 내용’ 등 특혜를 시사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뺐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와 전직 장관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이름도 삭제했다.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는 문서조작과 관련해 자신이 관련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일로 인한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시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는지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에게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도 일부 직원의 일탈행위로 책임을 돌렸다. 그는 “재무성 일부 직원이 (문서조작에) 관여했다”며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죄했다. 문서조작의 책임도 “조작 최종 책임자는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 전 국세청 장관”이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용퇴를 묻는 질문에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학스캔들 재점화로 아베 정부의 지지율은 하락 추세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9일부터 3일간 여론조사한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48%로 한 달 전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이 신문 조사에서 아베 정부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 이후 처음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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