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대신 저비용 온라인 공략
현지인 경영진 역할도 한몫
애경산업의 에이지 투웨니스(AGE 20's) 등 일부 화장품 브랜드가 거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도 탄탄한 실적을 올려 그 비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중 관계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어 이들이 '실적과 주가 상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중국 최대 역직구 플랫폼 티몰글로벌의 '2017티몰글로벌 연간 소비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여러국가들 중 매출 5위를 기록했다. 2016년 3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한한령(한류금지령) 등으로 한국 제품 불매 운동 여파에 두 계단이 낮아졌다.
소비자들은 한국 화장품 중 마스크팩과 기초 화장품세트, 자외선 차단제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애경산업의 '견미리 팩트(에이지투웨니스 에센스 커버팩트)'가 파운데이션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팩트는 미국의 레브론(Revlon), 일본의 코겐도(Koh Gen Do), 프랑스의 부르조아(bourjois) 등을 제치고 인기상품으로 꼽혔다.
이 보고서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품목이 '에이지투웨니스 팩트'로 사용시 촉촉함을 느낄 수 있는 '에센스 포켓기술'이 적용됐다"며 제품 성분과 효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제이준코스메틱 역시 지난 4일 '2018 티몰 뷰티 어워드'에서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표제품인 '인텐시브 샤이닝 마스크'가 마스크팩 부문에서 국내 제품 중 유일하게 베스트 마스크팩으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 차원에서 한한령 및 유커(중국 관광객) 감소 여파에 타격을 받았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주요 5개사 평균 시가총액은 작년 9월 고점 대비 12% 하락했었다.
이같은 업계 상황을 보면 이들 기업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애경산업의 경우 당초 현지에 로드샵을 마련하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대표제품인 에센스 커버팩트를 중국 최대 온라인 역직구몰인 티몰글로벌에 입점(2016년2월)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매장 운영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저비용의 왕홍 마케팅 등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애경산업의 중국시장 매출액은 2015년 164억원, 2016년 351억원, 작년 3분기 누적 45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역직구를 중심으로 판매해 사드의 영향을 덜 받으며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전했다.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애경산업은 올해 중국 상하이법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제이준코스메틱도 작년 11월 광군제(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대표 마스크팩 제품 1개만으로 450만장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제이준 역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온라인 시장을 공략했다. 진출 초기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붉은색과 금색 등을 제품 패키지 디자인에 반영하는 등 철저히 현지화에 힘썼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왕텅과 판나 등 현지인 경영진이 역할도 탁월환 성과의 요인으로 꼽힌다. 사드 여파에도 제이준코스메틱의 중국 매출 비중은 2년간 80%이상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최근 중국 양회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개최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으로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들 현지 영업 환경 역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관영 신경보가 JTBC 드라마 '미스티'를 심층 보도하는 등 한국 콘텐츠의 중국 유통 재개가 기대된다"며 "한국 콘텐츠 노출이 잦아질 경우 중국 내 화장품 업체들의 현지 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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