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 6000% 넘어"

입력 2018-03-13 10:38   수정 2018-03-13 10:42

유가폭락과 미국의 제재로 경제 위기에 빠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1년간 600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야권이 주도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의회는 지난달 말까지 12개월 동안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6147%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의 물가상승률은 80%였다고 야당 의원들은 전했다. 의회는 또 베네수엘라가 작년 말 ‘하이퍼인플레이션’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란 물가상승률이 월 50%를 넘으면서 통화당국의 통제상황을 벗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야당 의원이자 경제학자인 엔젤 알바라도는 트위터를 통해 “이런 가파른 상승 속도가 지속되면 올해는 13만1985%의 물가상승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우고 차베스 전임 대통령의 강력한 환율 통제와 과도한 화폐 발행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해 미국 달러화 대비 볼리바르화 가치는 98%가량 하락해 베네수엘라 한달 최저임금은 고작 몇 달러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볼리바르화 가치가 이처럼 폭락하다보니 수입품의 물가가 치솟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의회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미국의 도움을 받아 야당과 재계 지도자들이 벌이고 있는 경제 전쟁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2년 넘게 인플레이션 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수백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기본적인 식량과 의약품을 구입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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