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Scale-up) 대구·경북] 20돌 맞은 경북TP, 4차 산업혁명 주도하는 '사이언스파크'로 변신

입력 2018-03-13 16:28   수정 2018-03-13 18:02

경북경제 '스케일업의 본산'
글로벌기업 등 104社 입주



[ 오경묵 기자 ]
경북 경산시 삼풍로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 2만3000㎡ 단지에는 60개의 글로벌 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입주해 4차 산업혁명형 기술과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 기업인 SHB는 대구경북지역 대표 중견 자동차부품회사인 에스엘과 독일 헬라베어사의 합작법인 본사와 연구소다.

설립 1년 만인 2017년 매출 700억원을 올린 화장품 기업 제이앤코슈, 식물공장으로 미국 캐나다 등으로 진출 중인 카스트엔지니어링도 입주했다. 올해에는 타이코AMP가 2만4000㎡ 규모로 국내 최대 연구소를 설립해 입주한다. 센서와 카메라모듈 등을 연구하기 위해 1000억원대 이상의 장비가 들어온다. 1세대 테크노파크로 1998년 출범한 경북TP가 벤처·중소·중견기업 및 글로벌 기업들이 연구하고 생산하는 사이언스파크로 변모했다.

이재훈 경북TP 원장(사진)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입주기업의 매출이 1조원을 넘는 유니콘테크노파크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경북TP로 기업들이 몰려드는 것은 TP가 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장비, 인재를 공급하는 인프라 집적단지이자 경북경제 스케일업의 본산이기 때문이다. 경북TP는 산하 특화센터까지 포함하면 총 104개의 기업이 입주했다. 기업 숫자로만 본다면 대기업 부럽지 않은 규모다.

104개 입주기업의 고용인원은 970여 명, 입주율은 97.4%다. 20년 동안 경북TP가 지원한 기업은 총 1800여 개다. 1998년부터 경북TP에 입주한 뒤 졸업한 기업만 510곳. 이들 중 절반인 250여 곳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경북TP는 ‘기술(tech)’과 ‘단지(park)’라는 복합적 기능을 설정해 지역 유망기업의 성장 지원에 앞장섰다. 2002년부터 지역산업정책수립 기능이 추가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경상북도) 간 가교역할을 하며 지역산업육성거점 기관으로 발전했다.

글로벌 강소기업, 월드클래스300, 패스트트랙(사업화 신속지원), 산업단지 입주기업 지원 등 TP만의 기업지원 프로그램이 이들 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TP 초창기인 1999년부터 2008년까지 TP의 창업보육기능을 정착시킨 신기술창업보육(TBI)사업은 190여 개의 유망 벤처기업을 배출했다.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춰 오토로봇(산업용 로봇), 카스트엔지니어링(스마트팜), 해피스케치(VR게임) 등의 기업이 입주했다.

이 원장은 1998년 경북TP 출범 직후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TP 기획연구개발부장을 맡았다. 2014년 원장에 취임하면서 경북TP를 사이언스파크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경북TP는 2017 진흥계획평가에서 S등급을 받아 50억원의 추가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기업지원브랜드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2관왕, TP연계협력모델 미래창조과학부장관 표창을 받는 등 전국 18개 TP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경북TP는 기능성바이오소재, 디지털기기부품, 모바일 융합, 성형가공, 에너지소재부품 등 경북지역 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경북산업진흥계획, 철도차량신기반산업 등 1122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과제를 발굴했다.

이 원장은 2015년 3월 전국 TP 처음으로 기술금융본부를 설립했다. 기술력이 있어도 자금 부족으로 성장이 정체된 우량기업에 TP의 기술컨설팅과 대구은행의 자금지원을 융합한 기술경영컨설팅 및 금융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TP와 지역은행이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 협업한 전국 최초의 사례다.

이 원장은 경북TP의 미래를 위해 지난해 데이터센터를 신설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 매핑을 통해 어떤 지역에 어떤 산업정책이 적절한지를 데이터기반으로 짜고 실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코드리스(무선) 기반의 전국 최초 무선전력전송센터가 완공되고 에티오피아에 섬유테크노파크를 전수하는 테크노파크 수출도 결실을 맺는다.

이 원장은 경북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기업과 경북경제의 스케일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1990년대 후반 벤처열풍이 불 때나 20년이 지나 4차 산업혁명이 파고가 거센 지금이나 여전히 제조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경북TP가 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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