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바이오헬스·신소재 등 육성
4차 산업혁명 시대 성장동력 확보
"高성장 기업이 일자리 창출 주역
글로벌 강소기업 될 때까지
지원 아끼지 않을 것"
[ 오경묵 기자 ]
세계경제의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케일업(scale-up) 기업 육성과 스케일업 경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케일업 기업이란 종사자 수 10명 이상의 기업 중 최근 3년간 매출 또는 종사자 수의 연평균 증가율이 20%를 넘는 고성장 중소기업을 의미한다.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의 저자 다니엘 아이젠버그 뱁슨 칼리지 석좌교수는 창업(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스케일업)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창업가이자 엔젤투자자인 셰리 코투는 ‘영국 경제성장의 스케일업 리포트’에서 “스케일업 기업 수를 1%만 늘려도 3년간 24만 명의 일자리와 380억파운드의 총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국가의 경쟁우위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스케일업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스케일업경제구축’에 대한 공동연구논문에서 스케일업 기업이 중요한 것은 소수의 스케일업 기업이 창출하는 고용이 다수 쇠퇴 기업의 고용 감소분을 상쇄 또는 상회해 경제 전체의 고용이 유지 또는 증가되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은 “스케일업 기업은 해당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산업 간 확산 효과를 통해 전·후방 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들의 성장잠재력을 이끌어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스케일업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구 ‘스타 기업’ 정부의 스케일업 경제 모델로 부상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의 자생적인 성장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대구·경북에서 먼저 구체화되고 있다. 신산업을 통한 4차 산업혁명형 먹거리산업 발굴에 나선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각각 5대 신산업과 6대 신산업 부문에서 노력하고 있다. 기업 스케일업과 스케일업 경제 구축을 위해 테크노파크와 같은 지원기관, 연구개발기관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물, 에너지, 로봇, 의료, 스마트시티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경북은 철(철강)전(전자)차(자동차)산업에 ICBA(사물인터넷, 사이버물리시스템, 빅데이터, 인공지능)를 융합해 신소재산업, 바이오헬스, 차세대에너지, 스마트제조 등의 신산업 혁신에 나섰다.
민선 6기에 지방정부들이 4차 산업혁명형 신산업 발굴에 주목했다면 민선 7기의 경제 키워드는 단연 스케일업 기업 육성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두고 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일자리경제본부로 경제조직의 이름을 바꾼 이유다.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는 대구테크노파크와 경북테크노파크는 지방산업 정책 개발과 기업육성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케일업 경제 구축의 본산이 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가 2007년부터 시작한 기업 스케일업 정책인 ‘스타기업 육성’ 사업은 지난해 말 정부 정책으로 채택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국에 1000개의 스타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스케일업 경제의 대표적 성공모델인 ‘스타기업 육성’을 새 정부가 중앙정부 사업으로 받아들여 올해부터 추진하기로 한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며 “대구는 기업을 유치하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돕는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발전시켜왔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스타기업 외에도 차세대 기술개발 사업, 고용친화기업 등의 스케일업 정책을 펴고 있다. 경북은 ‘프라이드 100기업’ 육성과 경북테크노파크를 중심으로 한 ‘스케일업 지원프로그램’으로 스케일업 경제 확산에 나서고 있다.
영국 6% 고성장기업이 일자리 54% 창출
영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은 이미 스케일업 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케일업 경제 구축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영국은 전체 기업의 6%에 해당하는 고성장기업이 전체 신규 일자리의 54%를 차지할 정도로 고성장기업의 고용 기여도가 높다. 기술사업화 지원정책, 전략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있다. 핀란드는 고성장기업 서비스정책을 통해 다양한 공공기관의 원스톱 맞춤서비스로 고성장 잠재중소기업 2000~3000개를 육성하고 있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은 고성장기업 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으로 독일 내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가 정신과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스케일업한 사례다.
이재훈 원장은 “스타트업 육성에 치중하는 기존 경제에서 스케일업 경제 구축을 위해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후에도 자신들의 부와 재능을 지역 내 산업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가 활동을 장려하는 기업가 재순환(entrepreneurial recycling)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창 경상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경상북도의 신산업 분야 앵커기업과 대학 방사광가속기 연구소 등 연구기관 중심으로 경북 경제의 스케일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경섭 대구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대구시는 10개의 신산업과 주력산업 중심으로 2007년부터 시작한 스타기업 육성정책을 활용해 대구 스케일업 경제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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