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과 동일하게 '화면 숨기기'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 TV 신제품 공개 행사라고 갔는데 TV를 찾을 수 없었다. TV 화면이 벽면 색깔과 같아서 가까이 가서야 TV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는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뉴욕에서 공개한 2018년형 QLED TV와의 첫 만남을 이같이 묘사했다. “TV가 카멜레온처럼 스스로를 숨긴다”는 평가도 나왔다. 비결은 삼성전자가 이번 모델에 처음 적용한 ‘앰비언트 모드’에 있다.
이를 실행하면 QLED TV는 주위 벽면과 동일한 영상을 화면에 띄운다. 실내 밝기까지 인식해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색조까지 조절한다. 해당 모드를 실행하면 얇은 사각형 테두리만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다. 삼성전자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테두리 주변에 그림자를 넣는 기능도 첨가했다. TV를 설치하기 전에 미리 찍은 빈 벽면의 사진을 TV에 입력하면 이 같은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해당 모드에서 날씨와 뉴스, 시간, 사진 등 각종 정보를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날씨를 표시하는 구름이 벽면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사용하지 않을 때 TV를 감추는 것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TV 업계 전체의 과제다. 거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공간에 자리잡은 거대한 검은색 사각형이 보기 좋지 않아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투명 케이블을 내놨다. TV에 들어가는 각종 케이블을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굵기도 가늘게 만들었다. 사용하지 않을 때 TV 화면에 명화(名畵)를 띄워 액자처럼 보이도록 한 ‘프레임 TV’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TV 숨기기’ 노력이 큰 결실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 전문지 알퍼는 “사용자 입장에서 추가비용 없이 TV를 감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고 분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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