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브라질펀드 수익률 15.7%
해외 주식형펀드 중 1위 '질주'
러시아펀드는 9.3%… 조정장서 선전
유가 강세에 경기 개선 흐름 뚜렷
"환리스크·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
수익률 확인하며 분산 투자를"
[ 최만수 기자 ]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 일명 ‘러·브 펀드’가 올 들어 9% 이상의 수익률을 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난기류’ 속에서 출렁이는 가운데 이룬 성과다. 두 나라 경제의 기둥인 원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탄 데다 신흥국 경기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가 강세 힘입어 고공행진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브라질펀드의 수익률은 15.72%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 중 단연 1위다.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63%)보다 10배 가까이 높다. 브라질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중남미펀드 수익률도 8.61%로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러시아펀드도 9.28%의 수익률을 거두며 고공행진했다. 브라질펀드, 베트남펀드(11.52%)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5.07%)과 유럽(-2.47%)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브라질과 러시아펀드의 상승세는 최근 유가 강세와 관련이 깊다.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작년 약 30%에 달했던 해외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에 비해 ‘러·브펀드’는 10% 중반대로 다소 낮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올 들어 유가 강세와 함께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작년 6월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40~50달러 선에서 맴돌았지만 올 들어서는 60달러를 넘어섰다. 강현구 KB증권 연구원은 “원유 가격 상승기에는 중국, 인도 등 원자재 수입국보다는 러시아, 브라질 등 원자재 수출국 경제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경제도 안정되는 모습이다. 브라질은 2016년 -3.46%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1%대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은기 삼성증권 WM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7~2.8% 정도로 예상된다”며 “경기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도 최근 들어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전반적인 경제 환경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지수는 11.23%, 러시아 RTS지수는 9.82% 상승했다.
‘몰빵 투자’보다는 ‘분산 투자’
브라질 관련 개별 상품별로는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 펀드가 올 들어 17.87%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성적이 좋았다. ‘KB브라질증권(16.43%)’,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12.48%)’, ‘JP모간브라질증권(10.83%)’, ‘신한BNPP브라질증권(8.73%)’ 등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펀드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아MSCI’가 11.51%의 수익을 거두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증권’ 등도 8% 이상의 고수익을 냈다.
다만 최근 높은 수익률에 비해 자금 유입 규모는 크지 않다. 국내 설정액은 브라질펀드 1341억원, 러시아펀드는 4779억원에 불과하다. 설정액이 7조원대에 이르는 중국펀드나 올 들어서만 4000억원 넘게 순유입된 베트남펀드에 비하면 초라한 규모다. 이마저도 브라질펀드에서 올해 103억원이 빠져나갔고 러시아펀드에서 533억원이 순유출됐다. 2008년 ‘러·브펀드’ 급락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분산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내외 정치·경제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는 신흥국 증시의 특성을 감안하면 무작정 수익률만 믿고 투자하는 ‘몰빵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얘기다.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브라질펀드는 원화를 달러화로 바꾼 뒤 달러를 다시 헤알화로 환전해 주식을 산다.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땐 헤지를 하지만 달러를 헤알화로 바꿀 땐 헤지하지 않기 때문에 환위험에 노출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은 언제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적정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수시로 환매해가면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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