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분야 연구 세계 1위 도전
"해외캠퍼스도 최소 한 곳 확보"
[ 박근태 기자 ] KAIST가 대학의 새로운 역할과 미래상을 담은 ‘KAIST 비전 2031’을 공개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사진)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1970년 정한 한국의 산업 발전과 대학 연구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이라는 건학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며 “앞으로 인류 행복과 번영을 위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날 공개한 비전에서 개교 60주년을 맞는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신 총장은 “KAIST가 추구한 연구와 교육은 경쟁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에 초점을 뒀지만 세계 상위권 대학으로 올라서려면 해외 대학들도 따라 배우고 싶은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연구와 교육, 기술사업화, 국제화 등 네 개 분야에서 남들이 하지 못한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멀티미디어 신기술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KAIST도 학교를 상징할 대표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비전에는 2031년까지 초지능과 양자기술, 정밀의료, 소재 등 열 개 분야의 세계 1등 연구그룹을 육성하는 플래그십 연구 지원을 포함했다. 교수의 은퇴로 그간 쌓은 학문적 성과가 사라지지 않도록 원로 교수와 젊은 교수가 함께 연구하는 초세대 연구 사업도 중점 전략에 들어 있다. 토론 중심 수업을 위해 온라인 수업을 50%로 늘리고 비(非)과학고 출신과 여학생 비율을 2031년까지 세 차례 걸쳐 5%씩 늘리는 방안도 담겨 있다.
신 총장은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려면 국제화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1년까지 외국인 교수와 학생 수를 30%까지 늘리고 해외에 KAIST 캠퍼스를 최소 한 곳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전을 마련한 배경에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대학평가기관 QS가 시행한 2018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싱가포르 난양공대는 11위, 싱가포르국립대는 15위, 중국 칭화대는 25위를 차지한 데 비해 KAIST는 41위에 머물렀다.
신 총장은 “중국 대학들은 막대한 정부 지원과 자본을 투입해 교수와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단순히 국내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만을 뒷받침하는 모델로는 해외 명문대 및 중국 대학과의 인재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1970년 미국 실리콘밸리 조성에 크게 기여한 프레데릭 터먼 스탠퍼드대 공대 학장과 브루클린공대 교수이던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작성한 ‘터먼보고서’는 이듬해 학교 설립의 청사진 역할을 했다.
신 총장은 “오로지 한국의 산업화에 국한된 인력 양성과 교육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가치 창출 대학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제2의 터먼보고서라 할 만큼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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