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노조, 김정태 회장 관련인 채용비리 의혹 제기…사측 "정상적 채용절차"

입력 2018-03-14 11:19   수정 2018-03-14 13:46



하나금융지주 노동조합이 김정태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나금융 노조는 14일 오전 10시 명동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태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가 하나금융지주의 관계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와 KEB하나은행에 입사해 근무를 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두레시닝은 하나은행 행우회 자회사로, 은행의 각종 서류를 배송하는 업체다. 노조에 따르면 김정태 회장의 남동생은 지난 2006년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에 입사해 정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동생의 딸은 2004년 KEB하나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2005년 정규직으로 전환, 현재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대학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자 감독원장직에서 물러났다"며 "김정태 회장 가족들이 채용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 여부도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측은 채용비리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되었다고 발표하면서 2013년 최 원장 관련 자료는 소지하고 있는 등 상황에 따라 태도가 달라졌다"며 "당국에 이에대한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며 'VIP 리스트' 관련 증거를 인멸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당장 구속 수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자격에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에서부터 셀프연임, 채용비리 의혹까지 불거지고 그 내용이 검찰 수사로 이어진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전수 조사에서 시중은행 가운데 채용비리가 가장 많은 곳(13건)으로 드러났다"며 "이를 이유로 검찰에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당했고 이 사태를 지켜보는 직원들은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지주와 자회사들의 경영환경을 어지럽히고 금융당국 사이의 불안한 기류를 조성하고 있으며, 나아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며 "김정태 회장이 갈 곳은 3연임을 위한 주주총회장이 아니라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3연임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한편 노조가 제기한 김정태 회장의 관련인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사측은 "정상적인 채용절차"였다며 즉각 반박했다.

사측은 "먼저 김 회장 조카의 경우 2004년 필기시험과 면접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전담텔러(계약직)로 입행한 것"이라며 "전담텔러는 계약직이고 급여도 종합직(정규직) 대비 절반 수준으로 채용절차상 추천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110명이 입사했으며, 일정기간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 전환되는 조건으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김 회장 친동생 채용에 대해선 두레시닝의 배송원으로 계약직으로 입사해 현재도 계약직으로 근무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생은 당시 전기기사 자격증, 산업안전 자격증, 소방설비사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입사 당시 급여는 월 150만원 수준이고 현재도 월 3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결정적으로 김 회장은 조카와 동생 모두 채용할 당시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인사담당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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