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업계 최초 선보여
명품 판매 2년새 20배 급증
과거 식품·생필품 판매채널
패션으로 인기 품목 바뀌어
"가격 저렴, 짝퉁 걱정도 없어"
[ 안재광 기자 ]
CJ오쇼핑은 15일 방송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아.테스토니’의 119만원짜리 모니카백을 내놓는다. 홈쇼핑에 이 브랜드가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아.테스토니’는 주로 백화점, 면세점에 매장을 둔 고가 브랜드다. 이탈리아에서 장인들이 손으로 제조하기 때문에 모니카백의 하루 생산량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CJ오쇼핑은 올 상반기 보테가베네타 발렌티노 발렌시아가 등의 명품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홈쇼핑이 명품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명품 채널로
그동안 명품은 주로 백화점, 면세점에서 팔렸다. 요즘은 여기에 TV 홈쇼핑까지 더해졌다. TV 홈쇼핑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가파르다.
2015년 18억원에 불과하던 CJ오쇼핑의 명품 판매액은 작년 35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지금까지 100억원어치를 팔았다. 연간 목표는 700억원이다. 명품 판매가 늘자 이 회사는 작년 9월 ‘럭셔리 부티크’란 명품 브랜드 전문 방송을 만들었다. 올 들어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의 브랜드 상품을 팔았다. 지난 1월25일 방송한 구찌의 ‘마몬트 백팩’은 준비한 물량 500개가 그날 방송에서 다 나갔다.
명품 방송을 2002년 국내 홈쇼핑업계에서 처음 시도한 현대는 최근 잇달아 명품 상품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클럽 노블레스’ 방송에선 두 시간 동안 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역대 최대 매출이었다. 223만원짜리 프라다 갤러리아 백, 69만원의 버버리 캐시미어 숄 등을 판매해 거둔 성과였다. 지난 13일엔 프라다 숄더백 700개가 방송 시작 35분 만에 매진됐다.
GS샵도 명품만 다루는 홈쇼핑 방송을 준비 중이다. 지난 9일 2시간15분짜리 시험 방송을 했다. 버버리 재킷과 스카프, 베르사체 스카프, 에스까다 선글라스 등을 소개했다. 이 방송에서 25억원어치를 팔았다. “명품 전문 방송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샵은 올해 구찌 페라가모 펜디 버버리 발렌티노 베르사체 미쏘니 랑방 등의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품목도 선글라스, 머플러 등 소품 위주에서 핸드백, 신발, 의류 등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롯데홈쇼핑도 명품 브랜드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올 상반기 중 페라가모 시계를 내놓기로 했다. 작년 8월부터 선보인 구찌 시계가 7번 방송에서 개수로 5650개, 43억원어치가 팔리자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팔기로 한 것이다.
◆홈쇼핑 ‘짝퉁’ 염려 없어
홈쇼핑에서 명품이 잘 팔리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 홈쇼핑은 생활용품이나 식품, 화장품 등을 구입하는 곳으로 인식됐다. CJ오쇼핑의 2008년 매출 상위 10위 안에는 샴푸, 행거, 간고등어, 침구 등이 있었다. GS샵은 같은 해 상위 10개 품목 중 6개가 화장품이었다. 요즘엔 다르다. 작년 CJ오쇼핑 상위 10대 품목 중 절반이 패션 상품이었다. 이는 그만큼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품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화점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도 소비자들이 홈쇼핑을 통해 명품을 구입하는 이유다. 쿠폰 등을 활용하면 통상 10% 안팎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게 홈쇼핑업계의 설명이다.
홈쇼핑에선 24개월 무이자 등 할부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상품에 대한 신뢰성도 높다. 홈쇼핑이 보증하기 때문에 ‘짝퉁’ 염려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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