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국정원 특활비 10만달러' 인정

입력 2018-03-15 18:40   수정 2018-03-16 10:06

검찰 "용처 안밝혀…다른 혐의는 대부분 부인"

'측근들 진술은 허위' 주장
내주까지 영장청구 여부 결정



[ 김주완 기자 ] 검찰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1억원 정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처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이 전 대통령이) 일부 혐의의 사실관계를 인정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국정원 자금 관련 부분 중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10만달러(약 1억700만원)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자금은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 전 실장이 검찰 조사에서 자백한 내용이다. 그는 국정원에서 받은 10만달러를 이 전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전에 김윤옥 여사 보좌진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돈의 사용처는 밝히지 않았고 나라를 위해 썼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김 여사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큰형인 이상은 씨 명의의 도곡동 땅 판매대금 중 67억원을 논현동 사저 건축대금 등으로 사용한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해당 자금은 빌린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이 차명 소유했다고 의심받는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로 유입되는 등 도곡동 땅 주인을 밝히는 작업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푸는 핵심 증거로 꼽힌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일부 사실관계를 제외하고 대부분 범죄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그동안 확보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이사장, 이영배 금강 대표, 김성우 다스 사장,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 등의 진술에 대해 “자신들의 처벌을 경감받기 위한 허위 진술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청계재단이 있는 영포빌딩 압수수색에서 발견된 대통령기록물 중 본인의 혐의와 관련된 자료에 대해서도 “몰랐다”거나 “조작된 문서”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다스 소송 비용 대납과 관련해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에이킨검프(소송을 대리한 미국 로펌)가 무료로 소송을 도와주는 것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늦어도 다음주까지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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