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공격'에 정면돌파… 신일철주금, 수출가격 올린다

입력 2018-03-15 20:12  

미국에 주력 수출품 10% 인상
일본 정부는 자국시장에 '방패막'
한국·중국산에 덤핑 관세 부과



[ 도쿄=김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수입관세 공격의 ‘사정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 철강산업의 활로 모색을 위해 다방면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신닛테쓰스미킨(新日鐵住金)은 미국 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급 유정관 제품의 수출가격을 10% 올리는 ‘정면 공격’ 전술을 택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철강제품에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하는 등 철강산업 사활을 위해 공수양면에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닛테쓰스미킨은 이음새가 없는 유정용 강관(석유나 가스 채굴용 파이프)의 올해 상반기 수출가격을 10%가량 올리기로 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미국 등지의 가스 및 유전 시추에 사용되는 유정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원료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도 수출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주목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25% 관세 부과로 철강 수입을 제한하려는 시점에 일본 최대 철강업체가 미국으로 주로 수출되는 제품의 수출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이음새 없는 유정관이 수요는 왕성한 반면 미국 철강업체들은 생산하지 못하는 고급 제품이기에 가능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미국의 유정관 수입량은 2016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1월 미국 내 유정관 가격(지표 제품 기준)은 t당 1630달러(약 173만6000원)로 1년 새 30%가량 높아졌다. 반면 미국은 유정관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공격의 ‘칼날’을 간 신닛테쓰스미킨과 행보를 같이해서 일본 정부는 자국시장에 대한 ‘방패’를 두텁게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철강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한국과 중국 기업이 자국에서의 판매 가격보다 부당하게 싼 가격으로 제품을 수출해 일본 기업에 손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덤핑 관세 부과 대상은 탄소강으로 만든 공장 등의 배관 연결용 부품소재다.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본이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관세율은 한국과 중국의 자국 내 가격과 일본 수출가격의 격차를 바탕으로 최대 수출가격의 70% 수준으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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