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통상·가계빚 뒤섞인 이주열 한은 총재의 두 번째 청문회

입력 2018-03-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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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오는 21일 국회에 금융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44년 만에 첫 연임 총재’라는 타이틀을 쥐게 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날이라서입니다.

이 총재는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인사청문회에 서게 됐습니다. 사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에게 인사청문회는 달가운 대상이 아닙니다. 능력이나 역량 검증 보다는 사생활에 초점이 집중되는 ‘개인 신상털기식’ 청문회로 변질되기 일쑤거든요.

물론 인사청문회 대상자의 도덕성 역시 평가의 중요한 잣대긴 하지만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신상털기’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우려도 줄곧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 총재의 인사청문회는 정책 검증에 방점이 찍힐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 총재가 2014년 이미 한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거친 터라 논란이 제기될만한 개인 신상 이슈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 위원들이 이 총재의 재산 변동이나 장남에 대한 아파트 공짜 제공 문제 등을 지적할 수 있지만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중론입니다.

인사청문회 논의는 아무래도 한은의 통화정책에 집중될 전망입니다.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선 ‘이주열 2기 체제’의 경기 판단과 통화정책 방향을 살펴볼 수 있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고요.

사전 공개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질의 내용과 이 총재의 답변서를 보면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질 내용을 미리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기재위는 2014년 청문회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800여건의 요구 자료와 서면 질의를 한은에 보냈습니다. 한은은 이에 대한 답변을 기재위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이 총재는 사전 답변서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올해 대미 수출 감소 규모는 전체 통관 수출의 약 0.3% 내외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보호무역 조치는 그 절차가 시작된 이후 약 3년 정도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이 총재는 “다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철강 수입제한 조치가 원안대로 확정되고 미국의 통상 압력이 더욱 강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소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관련해선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추진된다면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고요.

올해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해선 “한계소비 성향이 높은 저(低)임금 가계의 소득 개선을 통해 내수를 증대시켜 한국 경제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폭은 지난해 대비 16.4%로 과거 추세(4년 평균 7.4%)보다 높습니다.

이 총재는 주당 근로시간 상한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영향을 두고는 “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기존의 생산 관행을 효율화하고 대체고용을 창출하는 등 대체로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하면서도 “근로시간 단축에도 기존 근로자의 임금을 유지할 경우 초과근무 의존도가 높은 일부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이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답니다.

좀 더 깊고 상세한 이 총재의 경기 판단 설명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실마리는 당일 국회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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