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굿즈 마케팅' 인기… 티켓 판매 효자 노릇 톡톡

입력 2018-03-18 18:16   수정 2018-03-19 09:58

컬처 와이파이


[ 양병훈 기자 ] 공연티켓 예매 사이트인 예스24공연은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뮤지컬과 연극 굿즈 9개를 자체 제작했다. 특정 공연 로고와 그림을 넣은 메모지, 거울, 냉장고에 붙이는 자석, 편지지 등을 만들어 예스24공연에서 특정 표를 산 사람에게 줬다. 지난달에는 연극 ‘아마데우스’ 최다 예매자 1000명과 뮤지컬 ‘닥터지바고’ 예매자 전원에게 각각 북램프와 마우스패드를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돈으로 따지면 몇 푼 하지 않는 굿즈여서 공연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줬을까 싶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이런 ‘굿즈 마케팅’이 티켓 판매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굿즈로 거울을 제공한다는 안내가 나간 뒤 티켓 판매가 그 전에 비해 199% 늘어났다. 뮤지컬 ‘타이타닉’ 티켓도 굿즈 제공 이후 97% 더 판매됐다.

국내 공연티켓 판매 시장은 1위 인터파크티켓(점유율 60%대)과 2위 예스24(20%대)가 양분하고 있다. 말이 ‘양분’이지 인터파크티켓의 시장지배력이 월등하다. 최근 수년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단 이 회사의 브랜드 파워 내지 소비자 인지도가 워낙 크다. 인터파크티켓은 공연기획사 측에 ‘인터파크 독점 판매’를 조건으로 요구하는 대신, 배너 광고나 회원에 대한 문자메시지 발송 등 각종 마케팅을 지원해 주고 있다. 국내 공연기획사의 절반 이상이 이런 이점 때문에 인터파크의 독점 판매 조건을 받아들인다.

예스24공연의 굿즈 마케팅이 이런 경쟁 환경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관심이다. 과연 굿즈 제공으로 점유율 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예스24공연의 굿즈 제공은 일반 관람객보다 공연 애호가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정 작품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는 공연 애호가는 해당 공연에 대한 애정이 크다 보니 굿즈도 수집하는 경우가 많다.

김인혜 예스24 공연사업팀 대리는 “최근에는 공연 개막 전 또는 티켓 오픈 전부터 공연기획사와 굿즈 품목 등에 대한 협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공연 애호가인 직장인 김아리 씨는 “좋아하는 작품이 있으면 그 작품을 추억하기 위해 관련 제품을 모은다”며 “같은 값이면 굿즈를 주는 데서 예약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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