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 30일께 지구로 추락… 파편에 맞을 확률은?

입력 2018-03-18 19:47   수정 2018-03-19 06:48

톈궁 1호 떨어지는 속도 빨라져
과학계 "30일~4월6일 떨어질 듯
정확한 위치 3~4시간 전 알수있어"

파편에 맞을 확률 '1조분의 1'
대기권 마찰열 2000도 넘어
톈궁 1호 대부분 불타 사라질 것
우주 파편에 피해 입을 확률
번개에 맞을 확률보다 낮아



[ 박근태 기자 ]
1979년 7월4일 AP통신은 미국의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이 지구로 추락할 것을 우려해 세계 각국이 공포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파편에 맞아 다칠 확률이 6000억분의 1에 불과하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는 집을 떠나는 사례가 속출했고 호주 시드니에선 하늘에 나타난 밝은 물체를 본 시민들이 공포에 떠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에서도 스카이랩 추락 시점을 알지 못해 시민들이 불안해한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미국 일간지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스카이랩 잔해에 맞아 숨지거나 다치는 독자에게 10만달러를 보상하겠다는 광고를 실었다.

스카이랩은 같은달 11일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타버려 지상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의 우주 활동이 늘어나면서 대형 우주 물체의 추락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주 전문가들은 8.5t에 달하는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사진)가 이르면 이달 30일께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 산하 우주잔해사무국(ESOC)은 톈궁 1호의 지구 재진입 예상 시점이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6일 사이로 좁혀졌다고 공개했다.

◆예상 추락 시점 점점 좁혀져

2011년 발사된 톈궁 1호는 선저우 8호 9호 10호와 잇달아 도킹에 성공하면서 중국의 ‘우주 굴기’를 과시했다. 2016년 말 중국 정부가 통제력을 상실하면서 궤도를 벗어나 지구 중력에 이끌려 점차 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물론 NASA, ESA 등 우주기관은 톈궁 1호의 추락 시점과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우주 물체가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천문연구원이 2011년 독일 위성 추락 당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추락하는 위성은 고도가 300㎞ 이하로 떨어지면 3개월 이내 지구로 재진입할 가능성이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유인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국유인우주엔지니어링(CMSE)에 따르면 톈궁 1호는 16일 현재 231~244.7㎞의 타원 궤도로 돌고 있다. 톈궁 1호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한 주에 1.5㎞씩 천천히 고도가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한 주에 약 6㎞씩으로 떨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각국은 톈궁 1호의 추락 가능성이 커지자 대기권 진입 예상 시기인 ‘윈도’를 추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2월 초만 해도 3월22일부터 4월7일 사이이던 추락 예상 시점은 이달 초 3월24일~4월19일로 바뀌었고 최근 다시 3월30일부터 4월6일 사이로 좁혀졌다. 추락 시점에 가까워올수록 추락 예상 윈도는 더 좁혀진다.


◆지금까지 피해 없지만 공포는 여전

톈궁 1호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예상 지역은 북위 42.7도부터 남위 42.7도 사이다. 한반도 전역과 중국, 일본, 미국과 남미 대부분, 유럽 남부, 아프리카 전역 등 북반구와 남반구 주요 인구 거주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북부, 중동, 이탈리아 중부, 스페인 북부, 미국, 뉴질랜드, 호주 태즈메이니아 등은 다른 지역보다 재진입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정확한 재진입 시점과 위치는 추락 3~4시간 전에야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추락 위성의 대기권 재진입 시기를 추정하려면 위성과 관련한 환경 정보, 궤도 정보에 바탕을 둔 모의실험, 레이더와 망원경을 활용한 관측이 필요하다.

톈궁 1호는 무게 8.5t, 길이 10.5m, 지름 3.4m에 이르는 거대 구조물이다. 독성이 강한 연료인 하이드라진도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켓 연료로 사용되는 이 독성물질은 염소와 암모니아처럼 사람이 마시거나 만지면 폐와 호흡기가 손상된다. 전문가들은 톈궁 1호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 생기는 2000도가 넘는 마찰열로 대부분 불타 없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문연에 따르면 해마다 지구로 떨어지는 사용 후 로켓과 고장 난 인공위성 등 우주 물체만 약 40개에 이른다. 각국이 우주 개발에 나서면서 그 수는 점점 늘고 있다. 1991년에는 소련의 살루트 7호가, 2001년에는 러시아 미르가 떨어졌다.

많은 사람의 우려와 달리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1957년 옛 소련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가 발사된 이후 지금까지 우주 물체 파편에 맞아 숨지거나 다친 사례는 없다. 지상에 떨어지는 우주 파편에 맞아 다칠 확률은 1조분의 1에 불과하다. 사람이 번개에 맞을 확률(140만분의 1)보다 낮고 미국인이 허리케인으로 숨질 확률(600만분의 1)보다도 낮다. NASA는 1979년 우주 파편을 피해 도망가다 다칠 확률이 더 높다며 집안에 있을 것을 당부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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