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실천하는 기업] SK, 빅 브레이크·셀프 승인 등 휴가문화 '딥 체인지'

입력 2018-03-19 16:38  

[ 김보형 기자 ]
올해를 ‘뉴(New) SK의 원년’으로 선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 중심엔 사람이 자리잡고 있다. 이를 위해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가족친화적 근무환경을 제도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새 시대의 인재는 패기와 함께 삶과 일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생명력 넘치는 기업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세상의 행복을 더 키우고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계사들은 가족친화적 근무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입학 자녀 돌봄 휴직제도’를 시행 중이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직원 성별과 관계없이 최장 90일 무급휴직을 쓸 수 있다. 기존 육아휴직과 별도로 사용 가능하며, 휴직 기간은 재직 기간으로 인정받는다.

SK텔레콤은 임신기 단축근무도 확대 시행 중이다. 당초 임신 초기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만 사용 가능했던 단축 근무를 전 임신 기간으로 확대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여성 직원들은 임신과 동시에 출산 전까지 하루 6시간만 근무하면서 출산 준비를 할 수 있다. 구성원이 난임일 경우 임신을 위한 의료 시술 등을 위해 기본급의 100%가 지급되는 유급휴가를 최장 10개월 사용 가능하다. 육아휴직 기간도 2년으로 늘렸다.

SK이노베이션 등은 육아휴직 자동전환제도를 시행 중이다. 출산휴가 3개월과 육아휴직 1년을 따로따로 산정하지 않고, 출산휴가와 동시에 1년3개월을 자동 부여함으로써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유로운 휴가문화도 SK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등 SK 관계사들은 즐겁고 신나는 일터 만들기 차원에서 ‘빅 브레이크(Big Break)’라는 이름으로 2주간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부터 빅 브레이크에 솔선수범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직원들의 휴식 보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및 SK(주) C&C는 자기주도적, 선진적 휴가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휴가 사용 절차를 간소화했다. 상사의 결재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는 ‘휴가 셀프 승인’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연차 휴가 신청 시 상급자의 승인을 받는 단계를 없애고, 자신이 직접 결재하게 된다.

자율적 선택근무제도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운용 중이다. 출근 시간은 오전 7∼10시, 퇴근 시간은 오후 4∼7시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주 단위로 총 80시간 범위 내에서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율적 선택근무제’를 올해 2분기 중 도입하기로 했다. 업무량이 많은 주에는 주당 50시간을 일하다가 바쁜 일이 끝난 주에는 주당 30시간으로 유연하게 시간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부터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과 ‘워라밸’ 문화 정착을 위해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도 시범운영 중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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