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독거' 스타들의 일상을 공개하고 있는 MBC '나혼자 산다'가 5주년을 맞았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를 주축으로 모델 한혜진, 배우 이시언, 개그우먼 박나래, 웹툰 작가 기안84, 가수 헨리가 찰떡같은 호흡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나 혼자 산다'는 몸매 관리를 엄격하게 할 것 같은 톱모델 한혜진이 아침부터 순댓국을 시켜 먹고, 가수 헨리의 사랑니 뽑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등 무려 91명의 스타들의 일상을 담아냈다.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거부하는 비혼족부터, 인생은 즐겨야 한다는 욜로족 등 1인 가구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혼자남녀의 평범한 일상을 진솔하게 담아낸 '나 혼자 산다'는 시청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방송에 몰입하게 했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무지개라이브를 통해 우정을 쌓은 전현무, 한혜진, 이시언, 박나래, 기안84, 헨리의 차진 토크와 이시언, 기안84, 헨리 세 얼간이 같은 무지개회원 각각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4주년 제주도 여행, 여름 나래 학교, 송년회를 거치며 끈끈한 팀워크를 형성했고 이는 토크 합으로 표출돼 방송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 '나 혼자 산다' 롱런 비결은 '진정성'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나 혼자 산다' 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황지영 PD는 "방송 초창기엔 쓸쓸하거나 처량한 기러기, 노총각이 등장했다면 지금은 혼자서도 잘 먹고 잘사는 당당한 분위기로 달라졌다"라며 "그러면서 멤버들도 변화할 수 있는 포맷으로 갔고 패밀리십까지 보여드리고 있다"라고 롱런하는 비결을 분석했다.
황 PD는 방송 초반 화제성을 위해 자극적인 방송을 생각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결국 프로그램의 성패는 '진정성'에서 오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섭외한 출연자의 생활이 진짜로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잔잔하지만 진정성 있게 보여드리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멤버들 개개인의 삶을 중점으로 보여주던 '나 혼자 산다'는 시간이 지나 멤버들이 친분을 쌓으면서 '정모' 형태의 발전된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황 PD는 "삶의 형태가 혼자 사는 거지 우리는 모두 혼자 살지 않는다. 친구와 가족이 있다. 멤버들이 같이 있는 모습이 많다고 하는데 회차를 따져보니 정모는 손에 꼽는다. 재밌기 때문에 각인이 많이 된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5주년을 맞은 '나 혼자 산다'는 화제성만큼 탄탄한 무지개 게스트를 섭외했다. 승리에 이어 동방신기, 다니엘 헤니 등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또 지난 1월 무지개 멤버들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여행기도 방영 전이다.
황정아 PD는 이에 대해 "이시언의 LA 분투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첫 회에 다니엘 헤니가 많이 안나온다고 실망하지 말라. 짧은 기간 다녀왔지만 2~3주 정도 편성된다. LA에서 박나래의 '대상'을 예감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처음 보는 모습이 보여진다. 기대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 "이별도 방송 아이템으로…" 프로 방송인 커플, 전회장♥달심
전현무와 한혜진은 방송을 통해 처음 만나 지난해 12월 말 부터 인연을 맺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사랑하는 남자", "내 여자친구"라고 밝혀 시청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열애 공개 후 달라진 점에 대해 전현무는 "숨어서 다닐 필요가 없어 좋다"라며 "죄 지은 사람처럼 숨어다녔다. 개인적으로는 댓글에 호감도가 달라졌다. 살면서 저 때문에 설?다는 말 처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안 좋은 부분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서 감사하긴 한데, 방송을 많이 하다 보니 물어보시면 둘의 이야기를 말한다. 여러분이 피로감을 느낄까봐 죄송스럽다. 댓글에 '지겹다'라는 얘기가 나와 아차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혜진은 "크게 달라진 점은 저희는 없다"라면서 "봐주시는 분들이 알고 봐주시니까 그게 달라진 것 같다. 오빠가 하는 방송이 많으니까 질문을 많이 받는다. 촬영해 놓은 부분이 계속적으로 나오니까 그만하라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생각나는 장면으로 한혜진은 전현무와 관악산을 갔을 때를 꼽았다. 그는 "현무 오빠와 돈을 버는 입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아이템을 찍는 식구였다. 오빠와 이렇게 되고 나서 다시 보니 감정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혜진은 "제 행동들이 기안, 헨리에게 하는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감정이 있었던 것 같아 놀라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현무는 "관악산도 기억에 남지만, 열애설 보도 후 긴급녹화가 평생에 기억에 남는 날이었다. 밤에 일하다가 모여서 식구들에게 불려와서 주리만 안틀었지 문초를 당했다. 기안씨가 상암이라는 시를 썼는데 19.6% 시청률이 나왔다. 꿈 같고 평생 남을 만한 장면"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현무는 프로그램의 리얼함을 강조하면서 "만약 한혜진과 헤어지더라도 방송 아이템으로 보여드릴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나 혼자' 전성기 이끈 '이 멤버 포레버'
무지개 멤버들은 서로에 대한 첫인상과 프로그램에서 호흡한 후 관계 변화를 전했다. 전현무, 박나래, 한혜진, 헨리, 기안84, 이시언 순으로 서로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먼저 전현무는 "박나래는 다른 방송에선 개그우먼이었다. 동료 방송인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가족 같다. 자꾸 보니 여동생 같다. 얼굴도 닮았다. 약간 비주얼도 비슷하다. 사적으로 연락하진 않지만 서로가 필요할 때 연락하게 되는, 실제 남매들 같은 든든한 친구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 기사 날 때만 포털사이트를 보는데 박나래 기사도 찾아본다. 친 여동생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나래는 "달심 언니(한혜진)를 봤을 때 사실 어려웠다. 이 방송 외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되게 차갑다, 어떻게 친해지지 했는데 한혜진 언니를 보면서 속이 깊고 따뜻하고, 친 언니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어른스럽다. 솔직히 덤벙대는 스타일인데 잘 챙겨준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한혜진은 "헨리는 처음 만났을 때도 지금도 그냥 아이돌이다. 허당스럽긴 하지만 음악, 재능이 많다. 가족같다. 그만큼 친밀하다"라고 말했다.
헨리는 "기안84 형을 처음 만났을 때 신기했다. 제가 되게 자유롭다고 생각했는데, 기안 형을 만났을 때 '와우'였다. 이렇게 자유로운 사람은 처음이다. 자기 세계가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되게 멋있었다. 내가 좀 더 형처럼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조금 더 깔끔해졌고 옷도 잘 입는다. 제가 머리를 잘라줘서, 조금 더 깔끔해졌다. 되게 사랑하는 형이다"라고 덧붙였다.
기안84는 "이시언 형은 3년전 술자리서 봤는데 '야 이리 와봐, 만화 좀 빨리 올려요'라고 하더라. 학교 무서운 선배 느낌이었다. 지금은 친한 대학교 선배, 동네 형 같은 느낌이다. 술마시면 옆자리 앉기 싫은 스타일인데 지금은 제일 편하다"라고 말했다.
이시언은 "전현무 형은 좋은 회장님"이라며 "너무 좋은데 사적으로 연락도 잘 안 하시고 일적이신 분 같아서 직장상사 같은 느낌이 좀 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전현무는 "제가 술을 잘 못 먹는다. 술 좀 끊으세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영상 = 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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