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같은 값'이면 더 독한 술을 찾는 일본인

입력 2018-03-20 08:52   수정 2018-03-20 10:08


일본에서 알코올 함유량이 높은 ‘고알코올 주류’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상생활 중 가볍게 마시는 맥주나 츄하이(일명 복숭아술)제품 중에서 알코올 함유량이 높은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관련 신제품 발매 소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본 주류업계에서는 츄하이는 알코올 도수 7% 이상, 맥주류는 6% 이상을 ‘고알코올’로 정의한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고알코올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씀씀이가 크지 않은 일본 소비자들 중에 저렴한 가격에 취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수가 높은 술이 세칭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했다는 것인데요.

일본 주요 주류 대기업들은 4월 중에 고알코올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기린맥주는 알코올 도수를 9%로 높인 츄하이 ‘기린 더 스트롱’을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탄산도 더 많이 넣고, 감귤류 과일 추출물도 더해 더 ‘강한’ 맛을 추구했다고 합니다. 삿포로맥주도 알코올 도수 8%의 츄하이 ‘릴랙스’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산토리맥주는 알코올 함유량 7%의 맥주 ‘정상(극상 제로)’를 발매키로 했습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일상생활 중 가볍게 마시는 술의 알코올 도수가 높아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고 합니다.

고단한 생활의 피로를 잊기 위해 일본인들이 싼값에 더 독한 술을 찾는다는 소식을 접하니 왠지 짠한 마음이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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