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 연대보증…단기 신용등급 ‘A1’ 받아
광물公 신용등급 ‘BBB+’ 밑으로 떨어지면 기한이익상실
≪이 기사는 03월19일(17:1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멕시코 광산개발회사가 국내 자본시장에서 대출채권을 유동화해 500억원 이상을 조달해갔다. 광물자원공사가 연대보증을 해줘 최상위 신용도를 확보하긴 했지만, 광물자원공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차입금을 즉시 상환해야 하는 조건도 함께 걸려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광산개발회사인 ‘미네라 이 메탈루지카 델 볼레오’(이하 볼레오)는 지난 16일 특수목적법인(SPC)인 ‘뉴지니어스’를 통해 1년 만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5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뉴지니어스가 ABCP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볼레오에 대출해주는 구조다.
이 유동화상품의 기초자산은 볼레오가 SPC에 갚아야할 대출금 550억원이다. 대출 만기는 ABCP와 같은 1년이며 이자는 대출일인 지난 16일 먼저 지급됐다. 볼레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ABCP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못 받을 경우를 대비해 볼레오의 핵심 투자자인 광물자원공사가 연대보증을 섰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반영해 이 ABCP의 신용등급을 7개 단기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1’으로 평가했다. 광물자원공사가 유사시 정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점이 적용됐다. 광물자원공사의 장기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높은 ‘AAA’다. 다만 광물자원공사의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다른 이유로 기한이익상실(차입금 즉시 상환) 조건이 충족되면 볼레오는 대출금을 조기상환해야 한다.
볼레오는 캐나다 회사인 ‘바하마이닝’이 멕시코 볼레오 복합광 개발사업을 위해 현지에 세운 자회사로 2008년 광물자원공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광물자원공사는 당시 일진머티리얼즈 현대하이스코 LS니꼬동제련 SK네트웍스 등 민간 회사와 손잡고 만든 SPC ‘코리아 볼레오 코퍼레이션(KBC)’을 통해 볼레오 지분 30%를 사들였다. 그 이후 꾸준히 이 회사에 투자해 지분율을 90%대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3월까지 투자한 금액만 1조5647억원에 달한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성과는커녕 대규모 손실만 발생했다. 광물자원공사는 2015년(9415억원)과 2016년(5612억원) 볼레오에서만 총 1조5027억원 규모의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을 냈다. 이 기간 광물자원공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1조4709억원에 달했다. 2015년 669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자본은 2016년부터 바닥을 드러내며 자본잠식(지난해 6월 말 기준 –9187억원)에 빠졌다.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지만 증자엔 제약이 걸려있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광물자원공사의 수권자본금(이사회에서 증자할 수 있는 최대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는 안건이 부결됐다. 이 회사의 납입자본금은 1조9883억원으로 법정 한도에 거의 도달했다.
사채 발행금액(3조7158억원)도 한도인 3조9766억원에 근접해 있다. 올해 이 회사가 갚아야하는 차입금은 약 7500억원이다. 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해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해외 자원개발사업을 맡은 공사들의 부실이 이어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을 위해 만든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지난 5일 자원개발 관련 공사 및 유관기관들을 통폐합할 것을 권고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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