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유 기자 ] 아이가 평소 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골이가 심하면 한 번쯤 의심해야 할 질병이 있다. 바로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목 안쪽에 있는 림프 및 면역기관이다. 림프 및 면역기관은 인체로 침입하는 병원체나 종양세포를 인지하고 파괴하는 기능을 한다. 혀 뒤편 좌우 양쪽에 있는 것이 편도(구개편도), 입천장에 있는 것이 아데노이드(인두편도)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생후 2~3세부터 자라기 시작해 5~10세에 가장 커지고 사춘기 이후 점점 퇴화한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반복적으로 세균에 감염되거나 감기, 과로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림프조직이 점점 커지는 질환이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각종 병균이 서식하고 있는 부위라 염증이 생기기 쉽다. 염증이 되풀이되면 그 부위가 부풀어 오른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에 걸리면 코로 호흡하는 것이 불편해 입으로 숨을 쉰다.
잦은 구강호흡은 아이의 얼굴형을 변형시킨다. 윗니가 돌출되고 윗입술이 들리며 아래턱이 덜 발달할 수 있는데 이를 ‘아데노이드 얼굴형’이라고 부른다. 또 수면무호흡증으로 숙면을 하지 못해 키 성장이 더딜 수 있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부진에 빠질 위험이 크다.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염증은 코, 귀 같은 주변 다른 기관에 퍼져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을 유발할 수 있다. 혈관을 통해 염증이 전신으로 확산하면 신장염, 류머티즘 관절염, 심근염(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병) 등 전신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송재준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아이가 1년에 4회 이상 편도염에 걸리고 구강호흡을 하거나 코골이가 심하다면 병원에서 진찰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기 전 만 5~10세에 수술하는 것이 최선이다. 기존 수술법은 신경과 혈관이 분포하고 있는 편도의 표면인 피막까지 제거해 수술 뒤 2주 동안 심한 통증이 지속됐다. 최근 시행하고 있는 무통편도절제술은 전동식 미세절제흡인기로 편도의 내부 조직만 90% 이상 절제하기 때문에 통증이 덜하고 회복이 빠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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