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안보협력 강화
●G20 철강포럼서 미국 입장 지지
●중국의 불공정행위에 공동 대응
●WTO에 중국 제소 공동 보조
●대미 수출 작년 수준으로 억제
[ 김현석 기자 ] 미국이 오는 23일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앞두고 관련국에 ‘반중(反中) 무역동맹’에 동참하면 관세를 면제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브라질 등으로 동맹을 구축해 중국을 강력히 견제하려는 전략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발(發) 통상전쟁 확대 속에 대(對)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EU와 관세 면제를 협의하면서 다섯 가지 면제 조건을 제시했다.
이 조건 중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량을 2017년 수준으로 억제하고, 미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두 가지를 제외하면 나머지 세 가지는 모두 중국을 겨냥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에 공동 대응하고, 주요 20개국(G20) 철강글로벌포럼에서 미국을 지지해야 하며,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할 때 공동보조를 취해달라는 내용이다.
EU는 미국 측 요구에 “EU와 미국은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며 “(미국 철강시장의) 주된 가격 압박은 특히 중국의 비(非)시장적 행위가 촉발한 과잉 생산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조건을 검토 중인 EU 집행위원회는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EU 관리를 인용해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관세 면제를 요청한 다른 국가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도 다섯 가지 전제조건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모든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부과 대상에서 면제했으며 이후 안보협력 관계를 이유로 호주도 빼줬다.
나머지 국가들은 관세가 발효되는 23일 이전까지 미 정부와 면제 협상을 할 수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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