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선점… 전기차 부품도 협력"
중국 "합작법인 성장 위해 최대한 뒷받침할 것"
[ 도병욱 기자 ]
자동차용 반도체업체인 아이에이와 중국 국영펀드인 장자강IC펀드가 손잡고 설립한 ‘아이에이 장쑤반도체’가 20일 공식 출범했다.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한·중 합작법인이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작법인은 다음달부터 차량용 전력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전기자동차 부품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아이에이와 장자강IC펀드는 이날 김동진 아이에이 회장과 박선원 주상하이 총영사, 장쿤 다탕(大唐)전신 부사장, 주리판 장자강시 서기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자강시(市) 경제기술개발구의 아이에이 장쑤반도체 공장에서 출범식을 했다.
김 회장은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수가 빠르게 늘어나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수요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며 “한·중 합작법인이 탄생하면서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다탕전신은 아이에이와 함께 정보통신 및 반도체 분야에서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합작법인 지분은 장쑤성 장자강시 경제기술개발구 및 다탕전신투자유한공사가 조성한 장자강IC펀드가 55%를, 아이에이가 45%를 각각 갖는다. 장자강IC펀드가 8645만달러를, 아이에이와 자회사 트리노테크놀로지가 7073만달러를 합작법인에 투자했다. 다탕전신투자유한공사는 중국 유력 통신사인 다탕전신의 투자 자회사다. 다탕전신은 1998년 설립된 국영 정보통신기술업체다. 중국의 3세대(3G), 4G 통신표준을 개발했고, 5G 통신표준을 개발 중이다. 집적회로(IC) 설계 등 반도체 분야에도 진출했다.
장자강IC펀드는 반도체 생산공장 TGMC를 현물로 출자했다. 공장을 따로 건설하지 않고 곧바로 전력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공장은 3만3000㎡ 부지에 세워졌으며, 생산시설 연면적은 3000㎡다. 25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150㎜ 웨이퍼를 기준으로 월 3만 장을 생산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쇼트키 배리어 다이오드(SBD) 등 저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왔다.
아이에이 장쑤반도체는 다음달부터 자동차용 전력반도체인 MOSFET(산화막 반도체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와 IGBT(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를 생산할 계획이다.
합작법인 대표를 맡은 윤종만 사장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MOSFET와 IGBT 비중을 높여 갈 것”이라며 “생산시설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작법인은 올해 2000만달러(약 210억원), 내년 3000만달러(약 315억원) 규모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력반도체는 배터리가 생산한 전력을 각 장비에 필요한 적정 전압 및 전력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전력을 전송하고 변환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줄일수록 에너지를 아낄 수 있고, 그만큼 배터리 구동 시간은 늘어난다.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시장은 2030년까지 3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국이 전체 시장의 70~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에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전력반도체가 들어간다.
장자강=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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