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리즘] 확 오른 아파트 공사비… 신탁사 '사업 고민'

입력 2018-03-21 18:52  

[ 김진수 기자 ] A신탁은 최근 인천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건립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B건설에 공사비를 의뢰했다. 돌아온 결과는 2년 전에 비해 3.3㎡당 40만원가량 오른 380만원 선이었다. 사업 담당자는 최근 수도권 외곽의 분양 경기가 한풀 꺾인 데다 공사비까지 껑충 뛰어 사업 추진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0위 내 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공사비가 지난해 초에 비해 3.3㎡당 20만원가량 올랐다. B건설의 아파트 실행원가는 지난해보다 3.3㎡당 20만원 정도 오른 340만~350만원이다. 실행원가는 자재비 인건비 등을 포함한 공사비로, 여기에 7~8% 이윤을 붙인 게 도급 금액이다. C건설도 단지 규모와 부대시설이 비슷한 상황에서 공사비만 지난해보다 3.3㎡당 20만원 안팎 뛰었다.

공사비가 오르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면서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어서다. 건설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상시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대형 건설사 현장소장은 “돈을 더 준다고 해도 숙련공 구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며 “내년까지도 인력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철근 레미콘 등 자재 단가가 오르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단열재 등 친환경 기술과 지진 등에 대비한 내진재 등을 사용하는 것도 자재비 상승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 입주민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하자 불만 처리에 신경을 쓰는 데다 조경 등 단지 경관에도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일쑤다. 오는 7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되면 추가 인력이 필요해 공사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오피스텔 공사비도 오름세다. 지난해 신탁사업으로 발주할 경우 3.3㎡당 450만원 이하였지만 올 들어 480만원 안팎으로 올랐다. 전용면적과 지하층수, 마감재 및 커뮤니티 수준이 같다고 가정했을 때 공사비 증액 규모다. 한 시행업체 관계자는 “공사 원가는 계속 상승하는데 분양가 책정 잣대가 엄격해 사업 추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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