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힘"… 열강들 에너지 쟁탈전

입력 2018-03-21 19:56  

신 경제패권 시대…스트롱맨의 전쟁

미국, 셰일오일로 유가쇼크 제어
러시아, 서방 제재에도 산유량 확대
중국, 남중국해국(國)과 잇따라 충돌



[ 박상익 기자 ] 세계의 ‘스트롱맨(강한 리더)’들은 에너지, 자원 확보 부문에서도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다. 군사적 긴장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원은 곧 힘’이라는 신념 아래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과거 중동 오일쇼크로 자국 산업이 휘청거렸던 경험을 교훈 삼아 에너지 패권국의 지위를 추구하고 있다. 그 토대는 셰일오일이다. 셰일오일업계는 채굴기술 개발로 저렴하게 원유를 뽑아올리는 데 성공했다. 셰일산업을 고사시키려고 증산전쟁을 벌였지만 실패한 중동 국가들은 국제 유가를 올리기 위해 감산으로 대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제적 우위는 물론 외교적 우위까지 차지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한 산유국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셰일오일과 같은 미국만의 대응책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다.

비OPEC 국가를 대표하는 산유국 러시아는 에너지를 정치·외교적 방어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핵심 산업인 에너지 분야에 타격을 가하는 제재를 동원했다.

그러나 제재에도 러시아의 지난해 석유 생산량은 하루 1098만 배럴로 30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 선거에서 강한 지지를 받아 4연임에 성공한 것도 서방국가들의 제재에 잘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인접 국가들과 충돌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지정학적 요충지이면서 천연가스 등 해저자원이 풍부해 각국이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해 대부분을 역사적으로 점유해왔다며 자국이 설정한 구역을 구단선(九段線)이라 부르고 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 주장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인공섬 개발 등을 지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남중국해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무력충돌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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