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월천대사 "엄마의 눈으로 부동산·학군 함께 잡았죠"

입력 2018-03-25 07:30   수정 2018-03-25 10:43

경제적 자유 (6) 이주현 엘제이컴퍼니 대표(닉네임 월천대사)



이주현 엘제이컴퍼니 대표(닉네임 월천대사)는 자녀 교육도 시키면서 부동산 투자도 하고 싶은 학부모 수요자들에게 ‘두 마리 토끼를 한 꺼번에 잡는 법’을 알려준다. 주부를 대상으로 한 문화센터 특강은 늘 만석이다. 작년 3월부터 운영한 네이버 카페 ‘월천재테크’ 회원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는 제목의 책까지 냈다. “중대형 아파트 투자는 학군이 답”이라는 그를 만나 실수요자 맞춤형 부동산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학군 투자가 정확히 뭔가.

“돈이 많은 부모들은 학군이 좋은 지역의 새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면 된다. 그런데 돈이 부족하다면? 그러면 몸이 고생을 좀 해야 한다. 나는 ‘몸테크’라고 표현한다. 학군 좋은 지역의 낡은 아파트에 들어가서 몸으로 부딪히며 사는거다. 편하게 살고 싶으면 돈 벌 생각을 안하면 된다.

다만 이때 재건축 가능성과 우수 학군이 교집합을 이루는 곳을 봐야 한다. 들어가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 재건축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그런 의미다. 단타 투자자들이 보는 아파트와 실수요자인 엄마들이 봐야 하는 아파트는 다르다. 엄마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자녀 교육과 재건축 호재, 그 두 가지다. 학군 투자는 장기투자다. 단기투자로는 적합하지 않다. 길게 보고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학군이 좋아질 곳을 선점하는 것도 학군투자다. 학군이 좋아지면 집값도 올라간다. 주로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 지역과 신도시에 선점 기회가 있다. ”

▶서울 시내에서 학군이 좋아질 곳은 어딜까.

“핵심 일자리로 가는 전철이 있는 곳, 뉴타운 사이즈가 큰 곳, 뉴타운 안에 초·중교가 있는 곳을 봐야 한다. 내가 보기엔 마포구, 성동구, 영등포구, 강동구 정도가 될 것 같다. 중산층이 모여사는 새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다.”

▶신도시 학군투자 방법은.

“진입 시기에 따라서 공략할 단지가 달라진다. 최대한 초기에 들어가야 한다. 프라자 상가가 많은 곳, 상가 임대료가 저렴한 곳, 주변에 임대 아파트가 없는 곳, 고급 브랜드 아파트의 중대형 평수가 포진해 있는 곳, 초중고를 품고 있는 곳, 이런 곳에 인기 학군이 생길 확률이 높다. 신도시 형성과정이 비슷한 만큼 평촌, 분당, 일산 등을 공부하면 학군 입지 유추가 가능하다. 이미 신도시가 안정화돼있다면 비싸더라도 교통과 학군이 좋은 대장주 아파트를 선택해야 한다.”

▶학군투자 성공사례를 알려달라.

“수강생 중 한명이 2015년 봄 서울 개포동 개포우성8차 전용 80㎡를 7억4000만원에 샀다.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양재천과 붙어 있어 주거환경도 쾌적한 아파트다. 첫째 자녀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시점에 맞춰 과감하게 강남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 아파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진 돈이 부족해 새아파트엔 들어갈 수 없어서였다. 1987년에 지은 집이어서 조금 지나면 재건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마침 주변 저층단지들이 활발하게 재건축을 추진 중이었다.

지금 상황은 어떨까. 이 아파트 값은 14억~15억원을 호가한다. 작년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도 통과했다. 자녀는 과학고에 진학했다.”

▶ 학군 투자에 눈뜬 계기는?

“프랜차이즈 교육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영어 강사일을 했다. 가정에 직접 방문하며 일대일 교육을 했다. 그렇게 강사일을 10년 가까이 했다. 오랜 기간 사교육에 종사하면서 학군과 부동산의 연관성에 눈을 떴다.

보통 아이가 중학교에 배정 받기 전에 많은 부모들이 이사를 한다. 그렇게 아이가 중학교 갈 때 들어가는 집은 더이상 빼도박도 못한다. 아이 교육환경과 주거 안정을 위해 고등학교 마칠 때까지 뿌리를 박고 사는 게 기본 공식이다. 수요가 안정적으로 꾸준하니 투자 메리트가 있다. 그런 아이디어로 그 해 가을쯤 소모임에서 사례 발표를 했다. 내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2016년에는 전국을 돌면서 강의를 하게 됐다.”

▶부동산 투자의 순서는

“1순위가 내집마련이다. 무주택자거나 1주택자인데 이사갈 예정이 있다면 똘똘한 집 한 채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사정 상 이사를 가지 못하는 경우라면 투자와 실거주를 분리해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실거주는 전세로 살면서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의 집을 사 놓는거다. 내가 가고싶은 지역의 집은 지금 못사면 나중에는 감당할 수가 없어진다. 잠실과 면목동을 봐라. 시간이 갈수록 갭은 커진다.”

▶내집마련을 원하는 이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두 가지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잠실에 집을 살 돈이 안되는데 잠실만 바라보고 살면 안된다. 갈아탄다는 심정으로 분당, 문정동부터 시작해야 하는거다. 시작을 해야 돈이 모인다. 시장 참여자가 되는 게 우선이다. 우선 시장에 들어가고 나면 관심이 생기고 방안이 생긴다.

저축을 해서 집을 사는 건 힘든 일이다. 한번 용기를 갖고 대출을 받아서 똘똘한 집을 한 채 사는 걸 추천한다. 대출이라는 게 무섭고 겁이 나는 존재여서 어떻게든 갚게 돼있다. 강제저축이 되는거다. 무리해서 대출하는 것만 피하면 된다.”

▶대출을 많이 받는 노하우가 있나.

“강의를 들으러온 엄마들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쇼핑을 조장할 수 있는 각종 맘카페를 탈퇴하고 쇼핑몰 어플을 지우라고 한다. 그리고 3개월 치 신용카드 내역을 뽑는다. 그 중에 없어도 좋겠다 싶은 항목을 표시하고 저축으로 매달 나가고 있는 돈이 얼마인지 확인해라. 아낄 수 있는 카드값과 매달 내던 저축액을 합쳐 3으로 나누면 내가 낼 수 있는 월 이자액이 나온다. 매달 이자로 나가도 지금 내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돈이 그만큼인거다. 그걸 대출로 환산해 집을 마련하면 된다. 그게 상당히 크다. 처음에는 4억원 정도 아파트를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도 그렇게 따져보면 7~8억원 아파트까지 가능해진다.”

▶수도권은 지금이 매수 타이밍인가.

“우선 청약하기는 굉장히 좋은 시점이다. 투기 세력과의 경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학군 투자를 생각해 재건축 기대가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기에도 시점이 괜찮다. 안전진단 강화 이슈가 단기 투자자들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으나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쳐다만 보던 아파트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를 해야할 때다. 유동성을 확보하고 대출을 관리하면서 많이 벌려놓은걸 정리하고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시작했나.

“결혼 후 4~5년 동안 세계 각국으로 여행다니며 돈을 펑펑 썼다.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으로 살기로 남편과 합의했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도 부담이 없었다.

그러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아기가 생겼다. 눈 앞이 캄캄해지더라. 좋은 환경에서 교육 시키려면 돈이 이만저만 드는 게 아니지 않나.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주로 저녁에 나가야 하는 영어 수업도 계속할 수는 없겠구나 싶었다.

일을 그만 둔다면 어떻게 아이 교육비를 마련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여행동호회에서 소액 투자에 성공한 사람을 만났다. 오피스텔을 사들여 월세로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어마하더라. 그때 결심했다. 나도 1년에 한 채 씩, 10년에 열 채만 사자. 월세를 30만원씩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월 300만원이 들어오면 강사일을 하지 않고도 아이를 키우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출산을 두 달 앞둔 시기부터 무거운 배를 이끌고 임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 경험은.

“처음 시작한 게 2013년이었다. 오피스텔을 사들여 월세로 돈을 벌어들였다. 그런데 2년 정도 지나니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장이 ‘시세 차익형’으로 바뀐 거였다. 그때부터는 공부를 더 맹렬히 해야겠다 싶어 부동산 스터디모임에도 들어갔다.

‘시세 차익형 시장’으로 눈을 돌렸던 2015년에는 소형 아파트 몸값이 많이 뛴 상태였다. 거품이 꺼질까 불안한 마음에 나는 당시 집값이 크게 안 올랐던 중대형에 투자해보자 싶었다. 중대형은 소형과 달리 무겁고 투자금이 많이 들어 아무 지역에서나 사들일 수 없었다. 교육 쪽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중대형은 학군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학군 좋은 지역 중대형 아파트를 선점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어떻게 공부했나.

“맹렬하게 투자했던 초반에는 아기 어린이집 보내면 현장으로 가서 부동산 투어를 하고 어린이집에서 데려나오면 어머니한테 맡기고 출근했다. 퇴근하고 와서 아기가 잠들면 일어나서 공부를 시작했다. 3년 정도 그렇게 살았다. 공부할 땐 유명한 고수들의 부동산 강의를 듣고 관련 뉴스, 보도자료 원문을 보는 편이다.”

▶경제적 자유가 생겨 좋은 점은.

“가난하게 결혼했는데 여유가 생겼다. 남들이 소비하고 놀 때 아끼고 아껴서 투자·재테크에 올인한 결과다. 2016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가 되는 순간 ‘내가 드디어 부자 대열에 입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세금 내는게 행복했다. 그때부터는 기부활동도 시작했다. 아들 생일에 맞춰서 기부를 한다.”

▶ 재테크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빨리 재테크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 나는 아기를 가지고서 벼랑끝에 몰려서야 재테크를 시작했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일때부터 재테크 공부가 돼있다면 경제적 자유 또한 빨리 얻게 된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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