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광물 등 원자재 거래에 확산
[ 도쿄=김동욱 기자 ] 가상화폐와 사이버 보안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곡물이나 광물 같은 원자재 거래에 사용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거래 이력을 추적하기 쉽고, 거래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곡물 메이저 루이드레퓌스와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채굴 및 거래 업체인 드비어스 등이 원자재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거래 기록의 ‘원장’을 네트워크에서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사전에 정해 놓은 조건이 성립할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이뤄지도록 프로그램을 짤 수 있어 원자재 거래 등에 활용할 여지가 많다. 계약 체결과 동시에 결제도 가능해 거래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거래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 같은 기술적 이점을 고려해 루이드레퓌스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콩 운송 거래기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이 거래에는 ABN암로와 ING, 소시에테제네랄 등 3개 금융사와 다수의 해운업체가 참여했다.
드비어스도 올 1월 글로벌 다이아몬드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이아몬드 원산지인 아프리카에서 다이아몬드 유통구조가 불투명했던 탓에 무장세력의 자금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원산지 및 품질 인증과 관련한 불투명성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브루스 클리버 드비어스 최고경영자(CEO)는 “거래 이력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어 소비자와 구매 업체가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기록 내용의 정확성을 보장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라도 한 번 등록되면 수정이 불가능한 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덧붙였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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