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에스 “75분 걸릴 안과 검진을 VR기기로 15분만에”

입력 2018-03-26 14:00   수정 2018-03-26 15:13

정원석 엠투에스 대표



"가운데 깜빡이는 불빛 보이시죠? 계속 불빛만 바라보고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

엠투에스가 개발한 가상현실(VR) 기반 안과 검진 기기 브이알오알(VROR)을 착용한 뒤 사시 검사를 하는 데 걸린 시간은 15초. 기존 검진 방식은 최소 10분 이상 걸리고 넓은 공간을 확보해야 할 뿐더러 환자의 자세에 따라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정원석 엠투에스 대표(46·사진) 설명이다. 그는 "숙련되지 않은 인력이 사시 검사를 하면 눈동자가 얼마나 돌아가는지 측정하는 게 부정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엠투에스는 HMD와 아이트래커(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기)를 결합한 VR 안과 검진 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30여 명의 미디어 전문가와 개발자가 모여 지난해 설립한 기업으로 유수의 의료기관들과 협업해 메디컬 콘텐츠 및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정원석 대표는 "우리의 뛰어난 미디어 기술력과 메디컬 장르를 융합해 의료 시장에 진출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VROR은 고려대학교 의료원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개발을 시작했다. 서영우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가 자문을 하고 있다.

간편하고 정확하게 안과 검진을 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한 병원의 수요는 높다. 검진하려면 비싼 기기와 이를 운용할 전문 인력, 특별한 공간적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눈 검사를 하려면 암실과 폭 6m 이상의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검진 기기도 각각 수천만원 이상씩 한다"며 "VR을 활용하면 가상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아이트래커가 눈동자를 추적해 환자가 움직일 때 부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기존 방식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엠투에스는 VROR 하나로 모두 5개의 안과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야 검사, 양안운동 검사, 복시 검사, 입체시 검사, 사시 검사 등을 하나의 기기로 수행할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 검사하면 75분 이상 걸리지만 VROR로는 15~20분이면 충분하다. 가격도 5개 검사에 필요한 기기와 공간 마련 비용의 30% 정도인 2500만원 정도로 책정할 계획이다

VROR은 오는 6월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려의료원을 포함해 각 지역의 의료기기 산업 클러스터에서 임상 시험 지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료계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정 대표는 "이미 국내 한 안과 의원에서 5억원가량의 구매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임상과 인허가에 속도를 내 내년 하반기께 국내외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엠투에스는 HMD를 이용해 소아의 시각장애를 치료하는 콘텐츠인 '비전 큐어'도 개발 중이다. 안과 치료법 가운데 하나로 가림치료가 있는데 소아 환자의 경우 집중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아 치료에 애로가 많다. 소아 환자가 몰입할 수 있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 치료 순응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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