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해 득실 분석
"선방 vs 美만 유리" 엇갈려
[ 오형주 기자 ] “한국은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했다.”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결과에 대한 통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번 협상은 처음부터 미국이 기존 한·미 FTA에 불만을 제기하며 시작된 만큼 한국으로선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강문성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협상은) 처음부터 미국의 전략적 우위 상태에서 시작됐다”며 “미국에 당한 느낌이 있지만 이 정도면 잘 막았다”고 말했다. 미국이 협상 초반부터 한국의 양보가 없으면 한·미 FTA를 폐기하거나 철강 관세(25%)를 부과하겠다는 강수를 들고나와서 한국으로선 일정 부분 양보가 불가피했다는 의미다.
다만 강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내는 상품 부문에서 양보했으니 적자를 보는 서비스 부문에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수 있었을 텐데 (우리 통상당국이)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한·미 FTA를 유지하면서 철강 부문 피해를 최소화한 협상 결과”라면서도 “미국이 수입쿼터를 통해 한국산 철강의 수출 물량을 제한한 건 미국으로선 (자국 철강산업에) 확실한 보호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픽업트럭 관세가 (당초 철폐 예정 시점인 2021년보다) 20년 늘어난 건 우리가 상당히 양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철강 쪽에선 관세폭탄을 (수출) 물량제한으로 바꾸고 자동차 쪽에서 안전기준과 픽업트럭을 양보한 것”이라며 “보통 FTA는 협상 국가 간 ‘이익 균형’이 중요한데 이번에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상은 일회성 게임이 아니라 반복 게임인 만큼 앞으로 미국이 또 다른 요구를 해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도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 협상에 반영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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