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UAE 왕세제가 운전하는 차 타고 원전 시찰

입력 2018-03-26 18:33  

원전 1호기 건설 기념식 참석
"바라카, 해외 원전건설 새역사"



[ 손성태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양국 기술력과 자본이 성공적으로 결합한 바라카 협력 모델은 에너지 산업, 보건의료, 반도체, 과학기술, 항만 운영, 농업 분야 등으로 확대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270㎞ 떨어진 바라카 건설 현장에 근무 중인 관계자 20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하고 “바라카 원전은 공사기간 준수, 안전성, 경제성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국내 기업의 기술력으로 완공한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2009년부터 건설이 시작된 바라카 원전(공식 명칭 UAE 원전 1호기)은 원전 기술 자립을 이룬 우리나라가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이자 중동 지역 최초 원전이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방문은 핵연료 장전에 필요한 발전소 건설이 완료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을 조수석에 태운 채 직접 차량을 몰아 원전 현장으로 이동했다. UAE의 절대권력자가 직접 운전하며 문 대통령을 안내하는 파격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무함마드 왕세제를 포함해 8명의 왕족이 완공식에 참석한 것을 포함해 (UAE 측 의전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양국의 원전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와 치열한 경합 끝에 2009년 12월 수주한 UAE 원전 프로젝트는 계약금액 186억달러(약 21조원)에 APR1400 한국형 원전 4기(총 5.6GW 규모)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14년 5월 설치된 1호 원자로는 지난해 10월 주요 기기 및 기능 시험을 완료했고, 오는 5월께 핵연료를 장전한 뒤 시험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UAE 측 목표대로 2020년까지 원전 4기가 모두 준공되면 UAE 전력수요의 약 25%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 1호기 건설 완료는 국산 원전 수출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국형 원전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나라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바라카 원전이 양국의 협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원전을 미국에서 도입해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다”며 “UAE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무함마드 왕세제는 “원전뿐만 아니라 양국 간 전반적 교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직접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 왕세제와 정상회담 왜?
UAE 대통령 와병 중 무함마드 왕세제가 대행

문재인 대통령이 한-UAE 정상회담에서 만난 인물은 아부다비 왕이 아니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다. 현재 왕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71세)이 와병 중이어서 그의 동생인 무함마드 왕세제가 실권을 쥐고 있다.

UAE는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등 7개 토후국(Emirates)이 연합해 세운 국가다. 이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고 경제력이 큰 곳이 아부다비(UAE 수도)이며 아부다비 왕이 UAE 대통령을 맡고 있다.

아부다비=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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