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60년사' 발간
1958년 삼강산업이 뿌리
1977년 롯데그룹에 편입
잇단 M&A로 매출 2조
[ 김보라 기자 ] ‘아이스께끼’는 1950년대 인기 제품이었다. 소상인들이 설탕 및 사카린을 넣은 단물에 적당히 색소를 넣어 얼려 만들었다. 빙과통을 어깨에 메고 길거리에서 팔던 일종의 불량식품이었지만, 먹거리가 귀하던 당시 최고의 간식이었다. 1962년 아이스께끼를 몰아낸 제품이 등장했다. 국내 최초의 대량생산 아이스크림인 ‘삼강하드’다. 출시 당시 가격은 개당 5원. 삼강하드는 불티나게 팔렸고, ‘하드’는 보통명사가 됐다.
국내 최초의 대량 생산 아이스크림을 생산한 곳은 롯데푸드다. 롯데푸드는 삼강하드를 시작으로 아맛나, 빵빠레, 빠삐코, 돼지바, 쮸쮸바 등 히트 상품을 줄줄이 내놓으며 국내 빙과 시장의 역사를 썼다.
다음달 창립 60주년을 맞는 롯데푸드는 최초의 아이스크림과 장수 제품의 출시 역사, 육가공 제품과 유가공 제품의 발전 스토리를 담은 롯데푸드 60년사를 26일 발간했다.
롯데푸드의 역사는 인수합병(M&A)의 역사다. 1958년 1월10일 서울 중구에 창립한 일동산업이 그 뿌리다. 일동산업은 설탕과 밀가루를 생산한 제일제당공장을 설립할 당시 이병철 사장이 마가린, 제과 제빵, 아이스크림 등을 제조하기 위해 세운 식료품 전문회사다. 이후 사명을 삼강산업으로 바꿨다. 삼강산업은 1977년 12월 롯데그룹에 편입돼 1978년 롯데삼강으로 사명을 바꿨다.
2013년 롯데푸드로 이름을 바꾸기까지 35년간 빙과시장의 강자였다. 지금까지 30년 이상 사랑받는 장수 아이스크림 제품들이 모두 이 기간에 출시됐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1981년 출시된 빠삐코는 롯데삼강의 빙과 사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 다시 기지개를 켜는 신호탄이 됐다”며 “돼지바 빵빠레 등과 함께 회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빙과류에 주력하던 롯데푸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식품 사업을 키웠다. 2005년 충남 천안에 국내 최대 규모 종합식품공장을 준공하며 40여 년에 걸친 서울 문래동 시대를 마감했다. 롯데떡갈비 키스틱 의성마늘햄 등 인기 상품으로 식품 기업으로서 기반을 다졌다. 이후 대하, 롯데쇼핑 식품사업본부, 파스퇴르유업, 웰가, 롯데후레쉬델리카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종합식품회사로 진화했다.
롯데삼강은 2013년 롯데햄과 통합하며 롯데푸드로 재탄생했다. 통합법인이 출범한 뒤 종합식품 브랜드 쉐푸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라베스트 등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며 매출 2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이사는 발간사에서 “식품산업의 기반조차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시기를 거쳐 이뤄낸 지난 60년의 성과를 뛰어넘어 더 밝은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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