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연내 블록체인 플랫폼 만들 것"

입력 2018-03-27 19:29   수정 2018-03-28 06:45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카카오 비전 3.0 발표
자회사 그라운드X 설립
속도 빠른 플랫폼 개발

블록체인으로 해외시장 공략
가상화폐 발행계획은 없어

AI로 카톡 자료관리
'서랍프로젝트' 연내 첫 선



[ 이승우 기자 ]
카카오가 연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놓는다.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되는 각종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랍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카카오 3.0’ 경영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취임한 이후 첫 공식 행사다.

조 대표는 “카카오 1.0이 카카오톡 출시, 2.0이 메신저를 넘어 영역을 확장한 시기라면 3.0은 서비스 간 시너지를 통해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전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지 않으면 성장이 멈출지 모른다”며 “글로벌 성장이 신임 대표에게 맡겨진 임무이자 카카오 공동체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시장 주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카카오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블록체인이다. 카카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블록체인 분야를 주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16일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했다.

조 대표는 “이더리움 이오스 등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이 있지만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다”며 “(데이터 처리가 빠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카카오의 사명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공개(ICO) 또는 ‘카카오 코인’ 발행과 같은 가상화폐 사업엔 나서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과 함께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영상 등 콘텐츠 지식재산(IP)에 적극 투자해 해외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IP는 시장의 틈을 열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해외 투자 유치로 조달한 10억달러를 재원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주요 거점인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카카오톡 공유 정보 통합관리

카카오 3.0의 또 다른 전략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게임, 쇼핑, 결제, 송금 등 서비스를 연계해 시너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먼저 카카오톡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카카오톡으로 공유되는 사진, 영상, 일정, 자료 등 각종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서랍 프로젝트를 연내 선보인다. 서랍 프로젝트는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카카오톡 내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의 자료를 백업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에 든 정보는 개인에게 의미있는 디지털 자산”이라며 “AI 기술을 접목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는 보이스톡(전화 걸기)과 번역, 어학 공부, 사물인터넷(IoT) 제어 기능 등을 추가한다. AI 개발 플랫폼인 ‘카카오 아이(i) 오픈빌더’를 하반기 내놓고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의 협업 결과물도 차례로 선보인다.

이달 출시 예정인 카카오택시 유료화 서비스와 관련해 여민수 대표는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며 “택시 이용자가 편리하게 차를 잡고 기사의 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면에서 정부 측도 동의하는 만큼 곧 일정과 세부조건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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