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워셔, 음이온 방식 효과 낮아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제조사와 제품에 따라 제각각인 공기청정 방식에 어떤 제품을 사야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
28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는 5월까지 황사와 미세먼지의 습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세먼지 수치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지난 25일 지역별 시간당 미세먼지 최고치를 살펴보면 서울 용산구는 151㎍(마이크로그램)이 측정됐고 경기 안산에서는 183㎍, 인천 남동구에서는 181㎍이 기록됐다.
미세먼지의 공습은 공기청정기의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1월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현대백화점의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7%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같은 기간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177% 증가했다.
이처럼 공기청정기가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구매에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본인에게 맞는 공기청정 방식을 두고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제품별로 다양하게 나눠지는 공기청정 방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공기청정기는 공기 정화 방식에 따라 크게 ▲필터 ▲에어워셔 ▲전기집진 ▲음이온 등의 방식으로 분류된다.
'필터' 방식은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 미세먼지와 세균 등을 걸러내는 필터에 공기를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구조가 단순해 쉽게 고장 나지 않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집진 효율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다만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기에 유지, 관리 비용이 비싸다는 점과 고성능 필터를 사용할수록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우선 필터 방식 공기청정기의 성능은 필터에 따라 좌우된다. 프리 필터, 카본 필터, 항균 필터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역할은 헤파필터가 담당한다. 통상 제품들은 헤파필터와 다른 필터를 조합해 사용한다.
헤파필터는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는데, 성능에 따라 등급을 H10~H14로 구분한다. 등급이 높을수록 미세먼지를 잘 없앤다는 의미인데, 미국 환경보호국(EPA) 규정에 따르면 H10 등급은 1㎛(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입자를 85% 이상 제거하며 H11 등급은 0.5㎛ 이상의 입자를 95% 걸러낸다.
H13 등급부터 입자 기준이 0.3㎛로 강화되며 H13은 99.95%, H14는 99.995% 정화를 기준으로 한다. 참고로 미세먼지 크기는 10㎛, 초미세먼지는 2.5㎛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박테리아 크기는 0.2~1.1㎛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기청정기 방식은 '전기집진' 방식이다. 고압 방전으로 정전기를 일으키고 집진판에 먼지를 부착시키는 방식이다. 정전기로 먼지를 끌어당기기에 집진 효율이 뛰어나며 전기를 사용하기에 살균 효과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관리가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지속적으로 방전을 시키기에 전력사용이 많다는 점은 전기집진 방식의 단점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에는 필터 방식 공기청정기와 결합해 집진을 보조하면서 전력 사용량을 줄인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필터 방식 공기청정기의 경우 먼지가 쌓여 막히면 필터를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에 정전기 방식을 추가 적용할 경우 먼지가 원뿔 모양으로 쌓이면서 필터 수명을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 유행했던 공기청정 방식에는 에어워셔가 있다. 미세한 크기의 물 분자를 분사하고 공기 중의 먼지를 흡착한다는 개념이다. 물을 사용하기에 가습 효과가 있고 필터가 없어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에어워셔의 경우 공기정화 성능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에어워셔는 공기청정기보다 가습기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며 “초미세먼지 등을 걸러낸다고 보기 어렵고 물을 보충하는 과정에서 세균 오염의 우려도 있다”고 조언했다.
음이온을 발생시켜 공기를 정화한다는 제품들도 있지만 이들의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음이온을 통해 탈취 효과를 낼 뿐 미세먼지를 줄이진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필터를 갖춰 미세먼지를 제거하면서 음이온까지 발생시키는 제품이라면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되지만 음이온만 발생시키는 제품이라면 공기 정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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