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믿었던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정봉주 거짓말에 결국

입력 2018-03-29 09:59   수정 2018-03-29 10:05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이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피해자 A씨에게 사과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은 지난 28일 공식입장을 내고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라며 "이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과 피해자 A씨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 3월22일 정봉주 전 의원의 행적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했다. 당시 '프레시안'이 정 전 의원의 카페지기였던 ‘민국파’라는 인물의 주장을 게재하면서, 2011년 12월 23일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한 상황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사진기자로부터 2011년 12월 23일 정봉주 전 의원이 홍대 녹음실과 식당에 머문 행적이 담긴 사진 780여 장 중 일부를 입수했다. 해당 사진기자가 직접 찍은 것이었다.


'블랙하우스' 측은 "본 프로그램의 MC 김어준 씨와 정봉주 전 의원이 특수한 관계라는 것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자칫 오해를 살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사건 당일 오후 1~3시 사이 사진에 남은 정봉주 전 의원의 행적은 민국파 씨의 증언과 맞지 않았고, 정봉주 전 의원의 해명과도 일치하지 않아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입수한 사진을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위조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블랙하우스'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정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면서 고개 숙였다.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부인해오다 성추행 장소로 의심되는 호텔에서 결제 내역이 나와 결국 거짓 해명을 시인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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