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도움 줄 수 있다"… 중국 역할론 꺼낸 양제츠

입력 2018-03-29 17:38   수정 2018-03-30 05:34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4월27일 만난다

정의용 실장에 北·中회담 설명
양제츠, 30일 文대통령 예방



[ 조미현 기자 ]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양 위원은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랜 시간 의견을 교환했다”며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회담은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보장, 또 (북한과의) 정치적 협상·협의를 통해서 한반도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 ‘혈맹 관계’를 복원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 위원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정 실장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본다”며 “시 주석도 지난달 12일 접견에서 ‘한·중 양국이 한반도의 중대한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고 말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회동에 이어 17일 만이다. 당시 정 실장은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의 방북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양 위원은 정 실장에게 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했다”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데 필요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한·중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과 양 위원은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경제 통상 문화 등 분야별 합의사항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김 대변인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한 환경 문제도 다뤘다”고 했다. 이날 만남에는 추궈훙 주한대사, 쿵쉬안유 외교부 차관, 러위청 중앙외사판공실 부주임, 가오옌 상무부 차관 등 중국 측 인사도 배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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