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사진)이 범(凡)현대가인 KCC로부터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현대로보틱스(사명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 예정) 지분 5.1%를 매입했다. 승계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정기전 부사장은 29일 KCC로부터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현대로보틱스 주식 83만1000주(지분 5.10%)를 3540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매각가격은 42만6000원이다. 정 부사장은 주식 매입대금 마련을 위해 NH투자증권에 현대로보틱스 주식 23만4742주를 담보로 맡기고 500억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매입자금 3040억원은 증여받은 개인자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현대로보틱스 주식이 97주에 불과했던 정 부사장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보유 지분이 5.1%로 늘었다. 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부친인 정몽준 이사장 지분(25.8%)에는 못미치지만 그룹 지주사 지분을 늘린 것은 그만큼 승계기반을 굳히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대리로 회사에 입사했다가 같은해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료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지난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복귀한 이후 지난해 11월 부사장(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 겸임)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부사장)도 맡고 있다.
KCC는 이번 블록딜로 현대로보틱스 보유 지분이 1만3033주(지분 0.08%)로 줄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부터 범(凡)현대가인 현대중공업 지분을 사들여 7.01%까지 보유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4월 조선해양(현대중공업)과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사업부를 인적 분할하자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지분을 각각 7.01%를 확보했다.
KCC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취득금액은 1024억원으로 이번 매각으로 251%가량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나머지 주식도 매각할지 관심사다. 이 회사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계열사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9713억원에 이른다. 지분가치는 현대중공업이 5461억원(397만2000주), 현대로보틱스는 3595억원(84만4000주), 현대건설기계 443억원(25만1000주), 현대일렉트릭 213억원(26만주) 등이다. KCC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3670억원어치가량 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종가로 보면 평가차익이 604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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