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자궁근종 치료제, 간 손상 위험성 있다"

입력 2018-03-30 18:47   수정 2018-03-31 06:56

식약처 "이니시아정 복용할 땐
한 달에 한 번 간 검사해야" 권고
약 끊은 뒤에도 정기검사 필요



[ 전예진 기자 ] 자궁근종 치료제로 사용되는 울리프리스탈 제제가 간 손상과 간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 세포에 생기는 양성 종양인데요.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병입니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자궁근종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월경 과다, 골반 통증, 월경통, 골반 압박감, 빈뇨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합니다.

치료법은 약물과 수술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합니다. 약물 요법에는 호르몬제가 쓰이는데요. 자궁근종이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호르몬 의존성 종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호르몬 요법은 수개월 이내 자궁근종이 다시 커지거나 골감소증, 안면 홍조 등 폐경기 부작용이 생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약물이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입니다. 국내에 판매되는 제품으로는 신풍제약의 ‘이니시아정(사진)’이 있습니다.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는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조절제(SPRM)로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을 신속하게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근종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해 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 제제는 하루에 1알씩 복용하면 되는데요. 3개월 복용했을 때 근종이 줄어든 크기가 최대 6개월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대신 택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선호돼 왔죠.

앞으로는 이 약물도 안심하고 사용하긴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울리프리스탈 제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매달 최소 1회 간기능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는데요. 심각한 간 손상 부작용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복용 중단 후에도 2∼4주 이내 추가 검사를 하고 정기적으로 간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같은 울리프리스탈 성분이지만 응급 피임약으로 사용되는 현대약품의 ‘엘라원정’은 이번 조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응급 피임약은 자궁근종 치료제와 달리 1회 복용하는데다 복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간을 손상시킬 위험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울리프리스탈 제제는 구역, 구토, 상복부 통증, 식욕부진, 무력감, 황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상 증상이 있을 땐 즉시 의사, 약사와 상의하고 평소 간이 좋지 않다면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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